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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무더위, 올빼미족 위한 야경 명소…'사람 적지만, 수칙 준수는 필수'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비가와도 더위를 식혀주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높은 습도에 불쾌지수만 높인다. 불볕더위에 열대야까지 밤잠을 이루지 못하기 일쑤다. 예년 같으면 산과 바다로 여행을 떠나며 더위를 잠시나마 잊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란 쉽지가 않다. 강제 집 올빼미로 그저 에어컨 앞에서 더위와 싸우는 게 할 수 있는 전부다. 올빼미족을 위해 낮보다 밤이 아름답고, 당일치기 등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경 명소 중 안전한 곳을 엄선했다.



▶짧지만 긴 여운, 넓은 야외에서 밤바람 솔솔

화려한 불빛을 보는 것만큼 좋은 눈요기가 있을까. 어둠이 내려앉은 밤, 야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짧지만 긴 여운을 즐기기엔 이만한 게 없다. 낮과는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매력과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것은 덤이다. 마냥 걷기만 해도 낭만 그 자체다. 둘만의 데이트, 가족 간 가벼운 산책 등은 사회적거리두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무더운 여름 올빼미족이 갈 곳은 생각보다 많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조금은 불편하지만, 이 또한 추억이다.

통영의 디피랑은 최근 가장 핫한 야경 명소다. 저녁이 되면 통영의 벽화마을 동피랑과 서피랑에서 지워진 벽화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빛의 아름다움에 스토리텔링을 더했다. 남망산공원에 위치한 국내 최장 야간 디지털 테마파크로 빛과 인공조명을 활용한 테마 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숲과 디지털로 만든 물이 흐르는 폭포, 스크린으로 둘러싸여 시시각각 변하는 방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디피랑은 20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되며, 마지막 입장마감 시간은 하절기 기준 22시 30분(월요일 정기휴장)이다. 통영시민문화회관과 가까워 주차장 이용도 편리하다. 이용요금은 성인(만 19세 이상) 1만5000원, 청소년(만 13~18세) 1만2000원, 어린이(만 6~12세) 1만원이며 통영케이블카, 어드벤처타워, 욕지섬 모노레일 등 통영에 위치한 주요 시설물을 이용했을 경우 50% 할인이 제공된다. 야경을 즐기기 전 부담 없이 통영의 낮을 즐긴다면 낮과 밤의 다른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부산의 해운대 블루라인 테마파크는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야경 명소다. 해운대 미포-청사포-송정에 이르는 4.8km 구간의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재개발한 곳이다. 낮에는 해변열차와 해운대 스카이캡슐을 이용할 수 있고,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매력적이다. 해운대 블루라인 테마파크가 아쉽다면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아도 좋다. 해수욕은 즐길 수 없지만 광안대교가 어두운 밤바다를 화려하게 밝히며 만들어 내는 장관이 연출된다. 아이와 함께라면 펭수와 함께 사진 촬영이 가능한 포토존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여수다. 여수 밤바다 노래와 함께 주요 여름 테마 여행지로 꼽힌다. 여수의 야경 명소는 돌산대교다. 돌산대교는 남산동과 섬이었던 돌산읍을 연결하는 사장교로, 여수의 밤의 낭만을 책임지고 있는 대교다. 2000년 10월부터는 8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 50여 가지의 기본 색상 연출이 가능한 경관 조명 시설을 설치해 시시각각 다양한 색채감을 연출한다. 돌산대표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돌산공원이다. 돌산대교의 야경 외에도 해양공원 야경, 장군도 야경, 밤바다에 떠 있는 어선의 조명의 아름다움도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안동의 월영교는 호수와 함께 어우러지는 조명이 아름다운 곳이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워 저녁노을이 깔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난다. 월영교는 길이 387m, 폭 3.6m의 나무다리다. 국내에서 가장 긴 나무로 만든 다리이기도 하다. 월영교 야경은 사진으로 담는 데 한계가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인 만큼 출렁거려 사진 찍는 게 쉽지 않다. 제대로 된 매력을 확인하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조금 걷다 보면 화려한 불빛으로 인해 흡사 은하수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한참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정자 월영정. 가볍게 나눌 수 있는 담소는 추억의 한 페이지에 마침표를 찍게 한다.

▶세계유산에서 즐기는 특별한 '빛의 향연'

특별한 야경을 즐기고 싶다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속리산 법주사를 찾아보자. 문화재청은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의 첫 시작을 알리는 '속리산 법주사 빛의 향연'을 29일까지 법주사 일원에서 진행한다. 오리 숲길, 수정교, 사천왕문, 종루 등 사찰 경내·외에 인터렉티브(관람객과 상호소통하며, 참여할 수 있는 쌍방형 콘텐츠) 기법으로 꾸며진 야간경관을 관람할 수 있다. 행사 중 매일 오후 8시 10분부터 국보 팔상전에서는 '무명의 바람을 만나 번뇌의 바다를 헤매다'와 '팔상도와 미륵불'이라는 주제로, 보물 대웅보전에서는 '법주사 창건설화'라는 주제로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진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벽을 가리키는 파사드(Facade)와 미디어(Media)의 합성어로, 건축물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미디어 영상을 보여주는 기법이다. 관람 인원은 사전예약을 통해 하루 100명 이내로 제한되며, 사전예약 접수는 보은군청 홈페이지와 법주사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세종시에 위치한 세종호수공원은 도심형 야경 명소다. 규모도 커 사회적거리두기에 안성맞춤이다. 세종호수공원은 일산호수공원의 1.1배 크기로 국내 최대 인공호수가 장관이다. 저녁이 되고, 조명이 켜지면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면 수원 화성과 서울의 낙산공원을 추천한다. 수원 화성은 밤이 되면 새로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도심과 함께 어우러진 성곽 덕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야간 개장은 10월 말까지 오후 6시~9시 30분까지 운영(월·화요일 휴장)된다. 입장료는 있지만, 한복을 입을 경우 무료다.

서울 낙산공원은 한양도성길 2코스에 있다. 주변 전 구간 가로등이 설치돼 있어 편안한 산책이 가능하고, 한양도성길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심 야경이 자연스레 펼쳐진다. 한양도성은 1396년부터 1910년까지 한양을 방비하는 성곽 역할을 했다. 전 세계 현존하는 도성 중 가장 오래도록 성의 역할을 한 건축물이라는 점은 세월의 흔적과 함께 하는 특별함을 더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야경 투어는 낮 보다 사람이 적어 코로나19 시대 안전한 여행 법 중 하나"라면서도 "계속되는 무더위에 올빼미족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안전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