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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가속도 붙은 대표팀 세대교체, 성과와 과제는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이 이번 도쿄올림픽에 신예를 적잖이 포함시킬 때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가뜩이나 약한 마운드에 국제 무대 경험이 전무한 20대 초중반 신예들이 대거 포함됐다. 타선은 베테랑이 다수 포함됐지만, 한방을 터뜨려 줄 거포의 부재가 지적됐다. 13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선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초점은 메달보다 '세대 교체 가능성'에 맞춰졌던 게 사실이다.

예선과 녹아웃 스테이지까지 4경기를 치른 대표팀의 활약은 과연 어떻게 기억될까.

투수진은 세대 교체에 가속도를 붙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첫 경기 선발로 낙점된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을 비롯해 이의리(19·KIA 타이거즈)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 고우석(23·LG 트윈스)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원태인과 이의리는 첫 성인 대표팀 국제 대회 출전의 중압감 속에서도 선발 임무를 잘 수행했고, 김진욱과 고우석도 불펜에서 제 몫을 해줬다. 특히 '차세대 좌완 기근' 지적 속에 나온 이의리와 김진욱의 활약상은 다가올 아시안게임, WBC, 프리미어12 등 국제 대회에서 대표팀에 든든한 힘이 될 만하다. 이밖에 김민우(26·한화 이글스) 박세웅(26·롯데)도 선발과 불펜으로 각각 나서 국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부분도 의미를 둘 만하다.

타선에선 강백호(22·KT 위즈)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대회 초반 부진했던 강백호는 2번 타순으로 전진배치된 뒤 부담감을 떨쳐내고 안타 행진을 펼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고비 때마다 한방을 터뜨려 준 것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된 활약을 펼치면서 대표팀 코너 외야수로 입지를 굳혔다. 대표팀 발탁 당시 활약 여부에 물음표가 달렸던 김혜성(22·키움)도 공수주에서 제 몫을 했다.

물론 숙제도 분명했다. 양의지(34·NC 다이노스)-강민호(36·삼성 라이온즈) 두 베테랑 포수가 지킨 안방은 안정적이었지만, 이들이 떠난 뒤 누가 대표팀 안방을 지킬지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졌다. 투수 리드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적지 않은 존재감을 뽐낸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만한 KBO리그 젊은 포수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명함을 내밀 만한 선수를 찾기 힘들었던 게 사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 대표팀 차세대 포수 발굴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힐 전망이다. 포수 외에도 강백호 이정후 김혜성을 제외한 이번 대회 주축 야수 대부분이 30대 초중반인 점도 생각해 볼 부분. 도쿄올림픽 성과와 관계 없이 향후 국제 대회에서 대표팀 구성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고민해 볼 부분이다. 한때 시행됐으나 흐지부지된 야구 대표팀 상비군 제도 등 KBO리그에서 재능을 보여준 젊은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대표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