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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외풍 뚫어낸 안 산, 韓 올림픽 새 역사 우뚝

[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막내온탑' 안 산(20)이 대한민국의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안 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양궁장에서 열린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의 도쿄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결선에서 세트스코어 5대5(28-28, 30-29, 27-28, 27-29, 28-27)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패는 슛오프에서 갈렸다. 안 산이 우승했다. 안 산은 10점, 상대는 8점을 쐈다. 최종 스코어 6대5.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첫 3관왕. 안 산이 새 기록을 작성했다.

안 산은 대한민국 양궁이 기대하는 유망주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쑥쑥 성장했다. 2019년 열린 도쿄 프레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 기대감은 현실이 됐다. 안 산은 생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새 역사를 작성했다. 그는 랭킹 라운드에서 72발 총합 680점을 기록하며 올림픽신기록을 썼다. 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혼성단체전 티켓도 거머쥐었다. 안 산은 김제덕과 짝을 이뤄 나선 혼성전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튿날 열린 여자단체전에서는 강채영(25)-장민희(22)와 9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기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안 산은 개인전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한국 선수가 하계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안 산은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단단한 멘털이 빛을 발했다. 안 산은 최근 예상치 못한 외풍을 맞았다. 온라인에서 안 산의 짧은 헤어스타일이 이슈가 된 것. 안 산이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짧은 머리를 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안 산이 과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일부 남성 혐오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말을 썼다는 비난이 일었다. 심지어는 출신 지역과 여대를 다닌다는 이유로 그를 깎아내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2001년생 어린 선수를 걱정해 격려 전화를 했을 정도다.

안 산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앞서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이들은 안 산의 멘털을 칭찬했다.

오선택 전 대표팀 감독은 "안 산은 경기 운영이 매우 좋다. 강심장이다. 맥박수 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평상시, 경기할 때 등 상황에 관계없이 매우 안정된 상태다. 부담 없이 쏠 수 있다"고 전했다.

장혜진 MBC 해설위원 역시 "안 산은 멘털이 매우 좋다. 평정심,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한다. 최미선의 최고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활은 매우 섬세하게, 여리여리하게 쏘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기보배 KBS 해설위원도 "안 산은 리우올림픽 때의 최미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포커페이스가 된다. 무난한 선수다. 자신의 것을 할 줄 안다"고 칭찬했다.

냉정한 승부사. 안 산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새 역사를 작성했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