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카와이 레너드의 이적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다.
간단히 정리하면, LA 클리퍼스에 남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단, 우승을 위해 레너드를 영입해야 하는 팀이 있다면, 충분히 공격적 투자를 할 수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25일(한국시각) '카와이 레너드가 LA 클리퍼스에 남을 가능성은 있다. 단, 우승을 위해 투자를 하는 팀들이 생긴다면, 이적 가능성도 충분하다. 댈러스 매버릭스, 뉴욕 닉스, 마이애미 히트, 토론토 랩터스 등 4개 팀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일단 레너드의 계약 현황을 보자. 그는 2021~2022시즌 약 36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이 LA 클리퍼스와 체결돼 있다. 플레이어 옵션이다. 레너드가 잔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다. 남을 수도 있고, FA를 선언할 수도 있다.
문제는 레너드의 십자인대 무릎 부상이다. 1년 정도의 재활 기간이 걸린다. 즉, 남게 되면 클리퍼스에서 온전히 재활을 할 수 있고, 연봉도 보전할 수 있다. 이후, FA 시장에 나설 수 있다.
한마디로 '꿀'이다.
케빈 듀란트의 예가 있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졌지만, 브루클린 네츠는 과감하게 1년 재활 기간을 알면서도 계약. 올 시즌 브루클린은 듀란트가 부활하면서 강호로 돌아섰다. 아킬레스건 부상은 레너드가 당한 십자인대부상보다 훨씬 더 부활이 힘든 부위다.
그의 이적 행보에 대해서는 상당히 논란이 많지만, 실력은 '찐'이다. 레너드는 공수 겸장의 선수다. 한 팀을 우승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레너드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샐러리캡과 트레이드 시, 신인드래프트 지명권과 트레이드 매물이 중요하다.
뉴욕 닉스가 있다. 지난 시즌 탐 티보듀 감독의 지휘 아래 동부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샐러리캡이 약 5000만 달러가 남는다. 레너드 영입을 위해서는 최대 3900만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빅 마켓이다. 충분히 영입이 가능하고, 레너드가 또 다른 올스타급 선수를 원할 때 영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팀이다. 예를 들어 레너드를 영입한 뒤 포틀랜드와 교섭, 대미안 릴라드를 영입할 수도 있는 팀이 뉴욕 닉스다.
여기에 루카 돈치치가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올스타급 선수를 데려올 필요도 없다.
마이애미 히트는 이미 지미 버틀러와 뱀 아데바요가 원-투 펀치로 형성돼 있다. 레너드 입장에서는 우승을 위해서는 가장 좋은 선택지다. 단, 샐러리캡이 불안정하다. 버틀러와 아데바요의 연봉 합계가 약 6500만 달러다. 레너드가 약 3900만 달러를 받는다고 하면, 중요한 벤치 자원이나 롤 플레이어들을 대부분 처리해야 한다. 이 부분이 상당한 부담이다.
토론토 랩터스는 이미 레너드와 달콤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샌안토니오에서 레너드를 데려올 때 팀 간판스타 더마 드로잔을 내줬다. 그리고 레너드는 우승 반지를 차지한 뒤 LA 클리퍼스로 떠났다.
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토론토는 LA 클리퍼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레너드를 데려올 수 있다. 파스칼 시아캄, OG 아누노비, 프레드 밴블릿을 트레이드 매물로 넣어야 한다.
일단 시아캄은 2024년까지 계약돼 있다. 약 3500만 달러 정도를 받는다. 밴블릿은 2100만달러, 오누노비는 1800만 달러 안팎을 받는다. 세 선수 연봉 합계가 7400만 달러 정도다. 여기에 레너드의 연봉을 합치면, 샐러리캡에 거의 도달한다. 카일 라우리는 FA 자격을 획득한 상황이고, 크리스 부세이, 애런 베인즈 등과 계약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레너드의 샐러리를 맞출 수 있다. 때문에 시아캄, 밴블릿, 아노누비 중 1명은 트레이드에 포함되어야 한다. 토론토 입장에서는 레너드를 데려올 때 1대3 혹은 1대4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레너드가 LA 클리퍼스에 잔류할 가능성도 있지만, 뉴욕 닉스와 댈러스 매버릭스가 상당히 물밑에서 여러가지 조건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 레너드의 무릎 부상으로 오히려, 좀 더 낮은 가치에서 레너드를 데려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레너드가 완벽하게 나은 뒤 FA 시장에 나오면, 그의 몸값과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올 시즌 여름 이적 시장은 릴라드를 비롯해 웨스트브룩, 크리스 폴 등의 이적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고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카드는 레너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