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지막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김혜성(22·키움 히어로즈)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경기라 생각한다."
'유격수 평화왕'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키움 김혜성에겐 천국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다.
1일 롯데 자이언츠 전을 앞두고 만난 홍원기 감독은 "결국 성장통이 아니겠나.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확실하게 아웃시킬 수 있어야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날 김혜성의 실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내야수였고, 수비코치도 장기간 역임했다. 내야수의 어처구니없는 실책에 눈이 가늘어질 수밖에 없다.
김혜성은 1회 1사 1루 상황에서 전준우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때 2루에 악송구, 주자와 타자 모두를 살려주는 최악의 실책을 했다. 이 여파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선발 안우진이 이대호에게 만루홈런까지 허용했으니, 김혜성으로선 고개를 들 수 없는 하루였다.
하지만 김혜성은 타격에서 이를 만회했다. 5타수 3안타. 특히 3회, 6회, 8회 키움이 따라붙고 승부를 뒤집는 고비마다 김혜성의 안타가 있었다.
홍 감독은 "종종 클러치 실책을 하는데, 결국 김혜성이 성장하기 위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좋겠는데"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특히 기본기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가 매끄럽게 진행되려면 아웃시킬 수 있는 공에 실책이 나오면 안된다는 것. "그 실책만 아니었다면 안우진은 7회까지 던졌을 지도 모른다"는 일침도 덧붙였다.
"우리 팀 입장에선 김하성의 뒤를 이어야할 선수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거가 되기가 어디 쉬운가. 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되기 위한 성장통이길 바란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