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버지께서 주신 선물 같습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임찬규(LG)는 가장 먼저 아버지를 떠올렸다.
임찬규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 타선이 홈런 7방을 쏘아올리면서 14-1로 대승을 거뒀고, 임찬규는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올 시즌 임찬규는 4월에 두 차례 선발로 나와 4⅔이닝 평균자책점 21.21로 부진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를 한 임찬규는 6경기 25⅓이닝 평균자책점 1.78로 호투를 펼쳤고, 마침내 1군 콜업을 받았다.
다시 돌아온 1군 마운드. 임찬규는 최고 146㎞의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섞으면서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부터 삼진 두 개를 얻어낸 임찬규는 병살 3개를 이끌어내는 노련한 피칭을 펼쳤다. 7회까지 92개의 공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경기를 마친 뒤 임찬규는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했다. 임찬규는 지난달 20일 부친상을 당했다. 임찬규는 "최근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시 운동을 하는데 구속이 잘 나왔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버지가 주신 선물인 거 같다"고 운을 뗐다.
임찬규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쫓기면 어느 자리에 있어도 쫓기니 즐겁게 살라고 하셨다"라며 "평소에는 아버지의 그 말씀을 잘 안 들었는데, 이제는 깨달은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임찬규는 앞선 두 경기에서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 비율을 약 20%(19개)를 가지고 갔다. 임찬규는 "나는 커터라고 부르고 있다. 아버지께서 살아 계실 때 슬라이더를 던져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셨다. 그래서 재작년, 작년 모두 연습을 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던지기 시작했다. 이것 또한 아버지의 선물인 거 같다"라며 "체인지업까지 좋아지면서 타자와 더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기대했다.
임찬규는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괜찮았는데, 내려오니 눈물이 났다. 아버지가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45km, 슬라이더 모두 아버지가 주신 선물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구단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인 7개의 홈런을 날린 타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임찬규는 "나를 반겨주는 축포인 거 같다"고 웃으면서 "수비도 너무 집중을 잘해줘서 고맙다. 또 시프트도 타구가 가는대로 잘 연결됐다. 감독님과 수비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