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할리우드 내에서도 강경한 극장 신봉자이자 OTT 영화에 반감이 상당했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전 세계 OT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영화 제작에 나서 충격을 안겼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를 비롯해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제작사인 앰블린 파트너스가 넷플릭스와 영화 제작 계약을 체결, 앞으로 연간 여러 편의 영화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보도 이후 성명서를 통해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와 논의 끝에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함께 말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놀라운 기회를 얻었다. 넷플릭스와 작업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 역시 "우리는 앰블린 파트너스와 함께 빨리 일하고 싶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역사의 일부가 돼 영광이다"고 소회를 전했다.
현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기간,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거장의 이름값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이고 역대급 규모의 계약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넷플릭스의 협업에 할리우드는 적지 않는 충격에 빠져있다는 후문. 앞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제작사 앰블린 파트너스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유니버설 픽처스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여러 명작을 선보인바 있다. 2019년 열린 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그린북'(피터 패럴리 감독)을 비롯해 지난해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봉준호 감독)과 경합한 '1917'(20, 샘 멘데스 감독) 등으로 많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유니버설 픽처스와 인연을 끊고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전용 영화 제작을 선언한 앰블린 파트너스의 행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
또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달라진 태도도 눈길을 끈다. 그동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OTT 영화에 대한 반감이 큰 할리우드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었기 때문. 2019년 앰블린 파트너스의 대변인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넷플릭스 제작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스스로도 "극장은 영원히 존속해야 한다. 나는 극장의 확고한 신봉자다"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고집이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이게 됐다는 평가도 상당하다.
CNN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역사상 가장 사랑받고 성공한 영화를 연출했고 할리우드의 오랜 호위병 중 하나다. 이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협업은 중대한 성취이자 할리우드 변화에 역동성을 상징하는 신호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975년 '죠스'를 연출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에도 'E.T'(82) '쥬라기 공원'(93) 등 전 세계적으로 메가 히트한 작품을 연달아 터트리면서 현존하는 세계 최고 감독으로 거듭났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