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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위좋다는 말 듣고 싶다'는 감독, '이닝이터' '최다볼넷' 데스파이네의 명과 암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자주 등판하면 많이 던지게 돼 있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로테이션을 고집하는 걸로 유명하다. 매주 월요일이 휴일인 KBO리그에서는 선발투수가 5명이기 때문에 화요일에 선발로 나서면 4일을 쉬고 일요일에 등판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5일 휴식 후 등판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KT에 입단할 때부터 4일 휴식 후 등판을 요청했고 구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특정 투수의 휴식일을 4일로 고정하면 다른 투수들은 휴식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KT는 나머지 선발투수 4명의 체력 관리를 명분으로 휴식일을 조정하며 데스파이네의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4일 쉬고 나서는 데스파이네는 당연히 다른 선발투수들보다 자주 등판하며 그로 인해 투구이닝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낸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12일 수원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시즌 6승을 따냈다.

올시즌 13경기에서 74⅓이닝을 던져 선발 경기수와 투구이닝 부문서 모두 1위로 올라섰다. 이날 현재 선발로 13번 등판한 투수는 데스파이네 밖에 없다.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 등 8명의 투수가 12번 선발등판했고, 10번 이상 선발로 나선 투수는 총 26명이다.

데스파이네는 이미 지난해 선발 경기수와 투구이닝 부문서 1위를 차지했었다. 34차례 선발등판해 207⅔이닝을 투구했다. 그는 올해도 투구이닝에 욕심을 내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20승과 220이닝이 올시즌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한 데스파이네는 올시즌에도 자신의 순서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루틴을 지켜가며 선발로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로 예고됐다가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돼 이틀 뒤인 12일 한화전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래도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5일 이상 쉴 경우 부진하다'는 징크스를 깼다.

하지만 그는 4일 휴식 후 등판할 때 성적이 가장 좋다. 4일 휴식 후 선발경기에 7차례 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 1.26을 올렸다. 5일 휴식에는 4번 나가 1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고, 6일 휴식 후인 이날 한화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에는 4일 휴식 후 평균자책점이 3.58, 5일 휴식 후에는 6.80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데스파이네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이닝이터라는 말만 듣지 구위가 좋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에이스로 인정하지만, 좀더 위력적인 공을 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데스파이네는 탈삼진 부문서 71개로 공동 4위인 반면, 볼넷 부문서는 38개로 1위다. 즉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삼진을 많이 잡는 편이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해 쓸데없이 주자를 내보내는 경우도 많다. 데스파이네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1.29로 평균자책점 '톱10' 투수 가운데 가장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