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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괴물'·'빈센조·'마인'→?..안방 장악한 女연출 파워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안방이 여성 연출가들의 섬세함에 완전히 홀렸다.

'작가는 여성, 연출은 남성'이었던 방송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풋풋한 로맨스물은 물론, 장르물, 다크히어로물에서까지 강점을 보이는 여성 연출가들의 파워가 안방을 장악하고 있다. JTBC '괴물'을 시작으로 tvN '빈센조', 그리고 최근 방영 중인 tvN '마인'에 이르기까지 섬세함을 무기로 안방을 '고급 연출의 세계'에 빠지게 만든 연출가들의 힘이 볼거리를 풍성하게 하고 있다.

신인의 신선함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최근 방송가는 그동안 주류와는 반대되는 모습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신예 연출가들도 많이 탄생했다. 시청자들이 "연출의 극치"라고 극찬했던 심나연 PD의 '괴물'은 작품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신하균과 여진구를 포함해 배우들의 소름돋는 열연이 이 같은 영광을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이를 감각적으로 담아낸 심나연 PD의 연출력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실히 끌었다. 특히 "신하균, 여진구의 영상집 같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유려하게 흐르는 카메라 워킹이나 여성 대상 범죄의 잔혹한 현실을 다루면서도 이를 절대 잔인하지 않게 담아내는 현명한 연출력은 심나연 PD가 가진 장점이자 강점. 이에 드라마 '괴물'을 본 이들이라면 "괴물 같은 연출자가 탄생했다"고 입모아 칭찬할 정도다. 전작이던 '열여덟의 순간'과는 완전히 다른 연출 스타일을 보여줬던 그의 변화는 다음 연출작까지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쌍끌이'로 여성 연출자의 힘을 보여줬던 이는 바로 MBC '돈꽃'을 통해 "떡잎부터 다르다"는 얘기를 들어왔던 김희원 PD. 몇 년 사이 '거장'의 옷을 입었을 정도로 남다른 연출력을 보여줬던 그는 최근 방영을 마친 '빈센조'를 통해 자신이 가진 역량을 마음껏 뽐내는 등 장르물에서도 특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깎아 놓은 듯한 송중기의 외모가 주는 아우라도 물론 있었겠지만, 김희원 PD는 배우들의 장점을 120% 활용해내는 연출력으로 '빈센조'를 이끌었고,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연출을 칭찬하는 글과 함께 장면마다 '움짤'(움직이는 사진)을 만들어내며 공유해왔다.

장면 하나 하나가 호평을 받기 충분했단 의미다. 김희원 PD 역시 현재 가장 주목받는 연출자로, 아직 수면 위로 작품이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국내 톱클래스 작가와의 협업도 예정된 상황이다.

최근 방영 중인 '마인'도 화제만발이다. '쌈, 마이 웨이'와 '좋아하면 울리는' 등으로 로맨스에 특화된 연출력을 보여주던 이나정 PD는 '마인'을 통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미스터리한 효원가(家)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부터 섬뜩할 정도로 바뀌는 상황들, 그리고 여성 출연자들의 배신과 연대 등을 반전 가득한 화면에 담아내며 매주 호평을 독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 서사를 통해 보여주는 섬세한 연출들이 눈에 띈다. 이보영과 김서형을 전면에 내세운 '마인'은 예상을 깬 두 여성의 활약을 그려내고 있어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는다. 현재 반환점을 돈 '마인'이 매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만큼,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를 이나정 PD의 연출력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처럼 방송가에는 '여성 연출자 파워'가 화두로 떠올랐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여성 연출가들의 섬세한 연출력이 안방에서 좋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젠더 감수성 등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이때 과거 작품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연출력으로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연출자들의 탄생은 계속해서 기다려질 일"이라고 말했다.

방송가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연출가들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산후조리원'으로 주목받은 박수원 PD와 '왜 오수재인가'의 방송을 앞둔 박수진 PD도 주목을 받는 중이다. 여기에 '그 남자의 기억법'과 '낮과 밤' 등 남다른 화면을 만들어냈던 작품들에서 공동 연출을 담당했던 이수현 PD는 한계 없는 연출로도 이미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PD. 하반기 공개 예정인 티빙의 기대작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통해 소재현 CP와의 공동 연출을 맡아 판타지 장르에서도 강점을 보일 예정이다. 또한 이미 유명 감독들의 합격점을 받았던 이수현 PD는 하반기 제작에 돌입하는 '별똥별'의 메인 연출로 활약한다.

다양한 연출자들의 등장으로 신이 나는 이들은 바로 시청자들이다. 신선함으로 무장한 새로운 연출진들의 발전이 안방에 '볼거리'를 가득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