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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강백호의 파워가 부럽다'는 유한준과 또다른 의외의 무홈런 타자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T 위즈 유한준은 9일 인천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올시즌 그의 첫 홈런이었다.

한 시즌에 20개 넘는 홈런을 쳤던 선수가 시즌 시작 후 두 달이 넘도록 짜릿한 손맛을 못 본 것이었다. 정확히 44경기 124타석 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쳤으니 꽉 막혔던 속이 확 풀린 기분이었을 것이다. 맏형의 시즌 첫 홈런에 더그아웃이 떠들썩할 법도 했지만, KT 후배들은 그를 조용히 웃음으로 맞아줬다. 침묵 세리머니? 아니면 현역 최고령 타자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

경기 후 유한준은 "시즌을 시작하고 나서 6월에 첫 홈런을 친 건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기록을 찾아보니 유한준이 6월 이후 시즌 첫 홈런을 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군 데뷔 해인 2005년에는 9경기 만인 9월 3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데뷔 첫 홈런을 날렸고, 2011년에는 62경기 만인 6월 24일 삼성 라이온즈전, 그리고 2012년엔 64경기 만인 9월 2일 삼성전에서 각각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했다. 출전 경기수로 따지면 올해 홈런이 세 번째로 늦은 것이었다.

우리 나이로 마흔 하나가 된 유한준은 "장타가 쉽지 않다는 걸 피부적으로 느낀다"며 "누군가의 은퇴를 보면 상념에 잠기는 게 사실이다. 내년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KT와 계약을 해왔으니 (그라운드에서)되돌려 주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했다. 은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에 실제 힘이 떨어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막내 동생뻘인 강백호에 대해 "백호한테 놀랄 때가 있다. '정말 천재구나'라고 느낀다. 박빙의 상황에서 스리볼이면 보통 웨이팅을 하는데, 그걸 그냥 쳐서 안타를 만드는 걸 보면 놀랍다. 같은 팀이지만 KBO의 보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백호에게)부러운 점이 있다면 파워다"라고 했다.

유한준은 이날까지 타율 2할8푼(107타수 30안타)에 1홈런, 16타점, 10득점을 기록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1주일에 한 두번 정도 쉬는 터라 규정타석(161)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우익수나 지명타자, 대타 등 아직은 쓸 만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날 홈런도 팀이 초반 주도권을 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한준처럼 의외로 시즌 첫 홈런이 늦어지는 타자가 또 한 명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이날 부산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도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아치를 그리지 못했다. 올시즌 51경기, 236타석에서 홈런이 한 개도 없다. 타율 2할7푼1리에 16타점, 26득점으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손아섭은 2018년 26홈런을 쳤고,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 자체가 좋지 않았다. 월간 타율이 4월 2할7푼2리, 5월 2할5푼9리, 6월 3할8리다. 유한준처럼 홈런 하나를 치지 못해 부담이 클 것이다. 일단 복잡한 마음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