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SK 와이번스 시절이던 지난해. SSG 랜더스의 팀 홈런은 143개로 4위였다. 나름 상위권.
하지만 출루 쪽에 약점이 있었다.
볼넷은 511개로 7위, 하위권이었다. 출루율은 0.329로 9위, 최하위권이었다.
덩달아 팀 성적도 바닥을 찍었다. '머니볼' 이론을 굳이 대입하지 않아도 야구에서 출루율은 무척 중요한 지표다.
9이닝 동안 상대팀 보다 많은 득점을 거둬야 승수가 쌓이는 경기. 많이 출루해야 많은 득점 확률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 지표가 달라졌다.
홈런과 출루 간 적절한 밸런스가 생겼다. 2일 현재 팀 홈런 59개로 NC에 이어 2위. 볼넷은 221개로 3위, 출루율은 0.355로 4위다. 자칫 상반될 수 있는 이미지의 지표가 두루 상위권이다.
SSG 타선의 이미지는 장타다. 홈런이 잘 나오는 SSG 랜더스필드를 안방으로 사용하는 팀. 힘 좋은 선수들을 차곡차곡 모았다. 많은 타자들이 포인트를 앞에 두고 시원하게 돌렸다.
하지만 올해는 살짝 결이 다르다. 돌릴 때 돌리지만, 참을 때 참는다. SSG 타선은 5월 팀 볼넷 124개로 전체 1위였다. 평균 105개를 훌쩍 넘는다. 덩달아 5월 출루율도 0.379로 1위다.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다.
인내심이 부쩍 좋아진 타선. SSG 김원형 감독은 이를 '추신수 효과'로 분석했다.
'변화의 중심' 추신수. 그는 비로 취소된 3일 선구안에 대한 김원형 감독의 말을 전하자 이런 말을 했다.
"미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것이 자신이 원하는 공을 공격적으로 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먼저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정립해야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큰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 선수의 영입. 플러스 효과는 그 선수의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수치화 하기 힘든 보이지 않는 파급효과가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자신만의 존을 확립해 최고의 '좋은 타자'로 자리매김 한 추신수. 그의 모습을 보면서 SSG 타자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