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윤성환(40)이 끝내 구속됐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3일 거액의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윤성환을 구속했다.
윤성환은 지난해 9월 A씨에게서 현금 5억 원을 받아 도박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성환은 이날 오후 대구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불법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30여분 간 진행됐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윤성환의 승부조작 연루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윤성환은 빚을 진 사실은 인정했지만 승부 조작 등 다른 혐의는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상고-동의대를 졸업한 뒤 2004년 2차 1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윤성환은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425경기에서 135승106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한 삼성의 프랜차이즈 빅스타이자 왕조를 이끌던 레전드 투수. 명예로운 은퇴 속에 영원히 기억됐어야 할 빅네임이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에 빠졌다.
전 소속팀 삼성도 충격에 빠졌다.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될 윤성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삼성을 넘어 프로야구 전체의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상급 투수로 큰 사랑을 받았던 레전드급 투수의 불법 도박 연루 혐의 자체가 이미 리그에 생채기를 입힌 상황. 은퇴 후 사생활로 구설에 오른 선수는 많았지만 리그를 호령했던 최고 스타 출신의 일탈은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지난 4월 말 빌린 돈 일부를 갚지 않은 사기 혐의로 피소됐던 전 해태, 삼성, KIA 투수 임창용에 이은 전직 프로야구 빅스타들의 잇단 구설에 KBO와 구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