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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윌리엄스의 '아픈 손가락' 황대인,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실력'이다

[창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5일 사직 롯데전부터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를 좌익수로 출전시키고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나지완이 4월 말부터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좌익수 수비가 되는 타자가 필요했다. 또 지명타자를 보던 최형우가 안과질환으로 말소되면서 좀 더 공격적인 라인업을 짜길 원했다. 그래서 올 시즌 우익수에서 1루수로 수비 포지션을 변경한 터커에게 좌익수를 맡겼다.

그러자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유민상을 1군에 콜업해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한 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뿐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지난 9일 광주 두산전부터는 부상에서 회복한 류지혁에게 1루수를 맡겼다. 다만 류지혁의 오른허벅지는 항상 불안요소다. 지난해 다친 햄스트링 부위에 통증이 완전히 낫지 않았다. 그래서 백업이 필요했다. 베테랑 나주환도 지난 12일 광주 LG전에서 1루수를 보면서 류지혁에게 휴식을 부여해야 할 때 좋은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마음 속에는 올 시즌 내내 마음에 걸리는 선수가 있었다. 오른손 타자 황대인이었다. 지난해 유민상과 함께 1루수 플래툰으로 활용했던 황대인을 이번 시즌 콜업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황대인보다 타격 능력에서 앞서는 터커가 주전 1루수로 전환했기 때문에 황대인에게 부여할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건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었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지난 13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황대인의 1군 콜업을 결정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터커가 외야수로서 뛰는 일이 많아지면서 1루수를 보는 오른손 타자가 필요한 타이밍이라 생각했다"면서 "벤치에서도 밸런스있게 왼손과 오른손 대타 요원이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1루수로 출전하고 있는 류지혁의 오른햄스트링에 신경을 쓰고 있는 점 등 여러가지를 종합해서 황대인의 콜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황대인의 타격 페이스는 2군에서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멀티히트는 단 한 차례밖에 없었다. 홈런도 지난달 7일 NC전 이후 신고하지 못하고 있어 장타를 기대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황대인 콜업 결정은 적중했다. 황대인은 이날 1-4로 뒤진 무사 1루 상황에서 LG 좌완 김대유를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노림수가 돋보였다. 볼카운트 1B0S에서 김대유가 스트라이크를 잡을 것을 예상하고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를 돌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윌리엄스 감독에게 강한 임팩트를 전달한 황대인에게 필요한 건 '꾸준함'이다. 이날처럼 대타로 출전할 때는 해결사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류지혁의 관리를 위해 선발 1루수로 중용될 때는 꾸준한 타격감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실력이다. 창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