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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만' 이도류 오타니, 리그 MVP 0순위? 팀동료가 최대 적수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리그 MVP로!"

'만화를 찢고 나온' 오타니를 향한 현지의 열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벌써 리그 MVP 0순위로 오타니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은 길지만, 그만큼 진행이 빠르다. 각팀이 30~37경기를 치렀다. 총 162경기 중 20% 가량이 진행됐다. 시기가 이르긴 하지만, 조금씩 MVP 설레발이 나올 만한 때다.

오타니는 이도류(투타 병행, two-way) 선수다. 하지만 올시즌 전 오타니의 이도류는 미완성이었다. 데뷔 첫해를 제외하곤 부상 때문에 좀처럼 투수로 나서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날은 피칭에 전념했기 때문. 투수가 아닐 때만 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올해로 미국 데뷔 4년차를 맞이한 오타니는 그간의 답답함을 털어버리듯 선발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정통 이도류'로 연일 야구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지금의 활약상을 시즌 내내 유지한다면, 오타니는 베이브 루스의 이도류 시즌(1918~1919) 이후 약 100년 만에 정통 이도류를 펼친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된다. 그 루스마저도 투타를 병행하며 정규이닝-정규타석을 채운 적은 한번도 없다.

1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전은 오타니가 올시즌 3번째로 선발투수 겸 타자로 출전한 경기였다. 이날 오타니는 선발투수로 7이닝 1실점 10K의 완벽투를 펼치며 휴스턴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자로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8회 1-1 동점이 되자 우익수로도 등장, 시즌 첫 '3도류'까지 선보였다. 현지 해설진은 '오타니의 압도적인 밤(Dominant Night)'이라며 격찬했다.

조 매든 감독이 오타니에게 우익수 출전 여부를 물은 것은 홈런으로 선취점을 허용한 직후인 6회. 오타니는 마다하지 않고 우익수로 나섰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매든 감독은 "동점 상황에서 오타니만한 타자를 벤치에 두기 아까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까지 오타니는 투수로는 5경기에 선발등판, 160㎞를 넘나드는 직구를 앞세워 1승무패 평균자책점 2.10 삼진 40개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타율 2할6푼5리 10홈런(공동 2위) 26타점(공동 10위) OPS(출루율+장타율) 0.903을 기록중이다.

이날 경기 후 CBS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슈나이더는 "농담이 아니다. 오늘밤 시즌이 끝난다면, 오타니보다 MVP를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는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베팅사이트 프롭스왑은 시즌 MVP 확률 1순위에 오타니를 꼽고, 그 뒤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 트윈스) 등을 줄세웠다.

또다른 베팅사이트 FD스포츠는 의견이 약간 다르다. 현재 시즌 MVP 구도를 오타니와 리그 MVP 3회에 빛나는 팀동료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의 경쟁 양상으로 봤다. 이들은 "현 시점에서 '오타니 또는 트라웃'이 시즌 MVP를 수상할 확률은 다른 모든 선수가 MVP를 수상할 확률을 합친 것과 같다"고 밝혔다.

MLB 현역 최고의 스타인 트라웃은 2012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줄곧 MLB의 정점에 군림해온 선수지만, 올해는 한층 더 특별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시즌 타율 3할5푼5리 8홈런 18타점, OPS는 1.150까지 치솟았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6할대 후반(0.673)을 기록중인 장타율이 돋보인다. 올시즌 3번타자로 활약하며 2번타자 오타니의 위력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수준급 타자에 정상급 선발투수의 기량이 더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다, 한 경기에 투타를 겸하는 '만화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그 임팩트가 역대급이라는 평가. 관건은 오타니가 시즌 후반까지 부상없이, 이 같은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