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헤드샷에 '성난 황소'로 돌변한 삼성 외인 호세 피렐라.
상대 벤치에 있던 KT 이강철 감독도 깜짝 놀랐다.
이 감독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라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5차전을 앞두고 전날 피렐라의 헤드샷 상황을 설명했다. "주 권이 너무 미안해 했다. 헤드샷을 고의로 던지는 건 살인 행위인데 어떤 강심장이 그런 공을 던지겠나"라며 우발적 사건임을 강조했다.
화제가 '피렐라의 흥분'으로 돌아가자 이 감독은 "(피렐라가) 갑자기 화를 내니까 무섭데요. 누가 막어"라며 웃었다.
평소 열심히 뛰고, 동료와 잘 어울리는 순둥이 같은 선수의 반전.
농담을 섞었지만 사실 이 감독도 깜짝 놀랄 만 했다.
헤드샷 자체도 돌발상황이었고, 투수에게 돌진하려던 피렐라의 반응도 평소 성품을 고려하면 이례적이었다. 주심이 흥분한 피렐라의 앞을 빠르게 막아서지 않았다면 자칫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질 뻔 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타자들 한테 머리로 날아오는 공은 이성을 잃기 쉬운데 잘 참았다. 불상사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강철 감독은 "말릴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헤드샷 벤치클리어링은 이례적인 일이다. 당연히 고의가 아님을 알고, 대부분 그 자리에서 쓰러진 타자를 양 팀 모두 걱정하며 몰려드는 것이 일반적 모습이다.
하지만 머리를 맞은 피렐라가 흥분해 투수에게 달려드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상황이 어색해져 버렸다.
선두 타자였던데다 타이트 한 경기 상황. 당연히 의도된 공은 아니었다.
이강철 감독은 "주 권 선수가 던지는 순간 다리가 미끄러지며 돌아간 것 같다. 너무 놀랐다. 경기 끝나고 두 선수가 화해하는 거 같더라"며 피렐라가 큰 부상이 아니기를 희망했다.
경기 후 통역을 대동한 주 권이 피렐라를 찾았다. 피렐라는 충분히 이해한다는 제스처로 주 권을 감쌌다. 다음날인 12일 경기 전 피렐라는 데스파이네, 쿠에바스 등 KT투수들과 어울려 전날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배정대가 다가와 피렐라를 걱정하는 장면도 있었다. 여러모로 훈훈한 마무리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