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떠오르던 허연수 부회장 대형 악재 만나,' GS리테일 '남혐 논란' 그룹 전체로 파장

GS홈쇼핑 흡수합병을 앞둔 '허연수호' GS리테일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운영 중인 GS25의 '남혐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

불거진 이슈에 대한 회사의 미흡한 초기 대응으로 여론은 오히려 악화됐고, GS리테일 뿐만 아니라 GS그룹 내 계열사 제품들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논란이 지난해 인수합병 발표로 그룹 내 투톱으로 올라서며 세대교체 적임자로 주목받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에게 치명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7월로 다가온 인수합병을 앞두고 닥친 어려움으로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다소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허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해당 논란을 수습하느냐에 따라 이번 악재가 그에게 그룹 내 입지를 다시금 공고히 다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줄지, 걸림돌이 되어 발목을 잡게 될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맹점주에겐 강경 대응하더니 본사 이슈엔 변명만 급급?" 여론은 싸늘…오너 일가 '나 몰라라' 지적도

사건은 지난 1일 GS25가 소셜 미디어에 내놓은 캠핑용 식품 판매 관련 이벤트 포스터 이미지가 남성 혐오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은 GS25 공식 계정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사 측의 남혐 의혹에 대한 비판 및 항의 글을 게재했다. GS25 가맹점주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가맹본부에 책임을 묻고 매출 하락분에 대한 보상과 집단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GS25는 5월 2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문을 업로드했고, 3일 조윤성 GS25 사장은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가맹점주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 일부 소비자들은 '직접 피해를 본 고객들을 향한 임원 명의의 사과문은 없는 것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GS리테일의 논란 대처 방식이 비슷한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다른 기업을 비롯해 앞서 GS25 가맹점주가 물의를 일으켰던 것과도 사뭇 다르다고 지적한다.

한 네티즌은 "최근 유사 논란에 휩싸인 BBQ의 사과문에서는 어떤 점이 문제인지에 대해 명확히 사과했고, 전수조사와 응당한 조치 및 향후 재발 방지에 대한 다짐까지 명확하게 나와 있다"면서 "GS25의 공식 사과문은 사과 당사자가 정확히 명시돼 있지도 않고, 애매모호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논란은 여러 개인데 사과는 한 번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페미니스트 채용 금지 문구로 물의를 빚은 GS25 가맹점에 대해서는 경고성 내용증명 등 강한 조처를 하더니 본사 차원 논란에는 내로남불 격으로 변명만 늘어놓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관련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과 허연수 부회장의 '나 몰라라'식 대응을 비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상황 타개를 위해 GS그룹 오너 일가인 허 부회장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GS25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사안은 편의점 사업의 마케팅 관련 업무에서 비롯된 이슈이기에 총괄 책임자인 조윤성 사장님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하게 됐다. 소비자들에게는 이전에 GS25 명의의 전체 사과문을 게재했고, 가맹점주 분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더 사과에 나선 것"이라면서 "사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업무 프로세스상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용 등을 추가로 준비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지속되는 젠더 이슈…7월로 다가온 인수합병 앞두고 악재 될까?

GS25 측은 "이번 이슈로 인해 불편을 겪은 모든 고객분과 경영주 여러분께 거듭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후속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 이슈 관리가 실패하면서 사태는 진정 국면을 맞이하기는커녕 GS그룹 전체 계열사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 스토어 '랄라블라'를 비롯해 'GS슈퍼', 'GS칼텍스' 불매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 글이 올라오고, 온라인몰 'GS샵' 탈퇴 인증 움직임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불매운동이 GS리테일 내 전 계열사로 옮겨가는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불구,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지닌 허연수 부회장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논란이 오는 7월 GS홈쇼핑 인수합병을 앞둔 GS리테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업계는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기로 전격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허 부회장은 합병을 통해 오는 2025년 취급액 25조원을 달성,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넷째인 허 부회장은 지난해 GS25가 편의점업계 1위에 올라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여기에 베트남과 몽골 등 해외 사업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GS리테일과 칼텍스, 홈쇼핑, 랄라블라 등이 모두 내수 시장에서 B2C로 운영된다는 점을 들어 불매 운동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큰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허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를 좁아지게 만들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젠더 갈등 문제가 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 논란 파장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너 일가의 직접 대응과 같은 책임 있는 리스크 관리로 소비자들과 가맹점주들을 달래는 것이 더 큰 차원의 기업 가치 훼손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