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진구, 2000:1 경쟁률 뚫은 '올인'→'태후' 장난감 총 비하인드 대방출 (ft.이병헌)('옥문아들')[종합]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옥탑방의 문제아들' 진구가 출연했던 드라마와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에피소드 장인'으로 등극했다.

11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진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5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진구는 "보통 홍보 때문에 배우들이 예능에 많이 나오는데 나는 그동안 작품이 없었다. 근데 이번에 '내겐 너무 소중한 너'라는 영화를 찍어서 나왔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날 진구는 '논스톱5'에 함께 출연했던 김용만, 정형돈과 각별한 사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용만에 대해서는 '귀인'이라고 표현하며 "방송에서 봤는데 용만이 형이 힘이 많이 빠지고 무시를 당하더라. 근데 그때는 되게 큰 사람이었다. 대선배, 훌륭한 선배였고, 본받고 싶은 선배였다"고 말했다.

이어 "조언도 많이 해주고 나이트클럽이나 홍대 첫 경험을 가르쳐줬다. 그때 사무실이 굉장히 엄격해서 그런 곳에 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 용만이 형이 책임져준다고 데려가 줬다"며 "신세계를 알려줬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용만은 "진구의 그런 모습만 보다가 서 상사 연기하는 걸 보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대견해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 '태양의 후예'에서 서 상사 역할로 인생 캐릭터를 만난 진구는 "김은숙 작가님께 감사하다. 날 써준다고 했을 때 상남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감사하게도 딱 어울리는 옷을 입혀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남자 느낌의 역할 때문에 '사나이병'이 생겼다는 진구는 "병원에 가서도 엄살을 못 부린다. 주사가 안 무섭지는 않지만 참는다"며 "추워서 난로 옆에 가고 싶어도 참는다"며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용만과 정형돈은 진구의 실제 성격에 대해 "핵인싸다. 붙임성 있는 친구다. 유머러스하다"라고 증언했다. 진구도 "내가 생각보다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성격은 캐릭터와 정반대다. 수다스러운 면도 많고, 말장난도 즐긴다"며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자신의 이름을 검색 안 한 지 3년이 넘었다는 진구는 "진구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단어가 꽤 많다. 만화 주인공 노진구, 배우 여진구, 부산 진구, 광진구 등이 있다. 선거철이나 사건 사고 때는 날 찾을 수 없다. '사진 구함'할 때도 진구가 들어가 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진구는 이날 데뷔작인 드라마 '올인'의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이병헌의 아역을 연기했던 진구는 "높은 경쟁률은 합격한 뒤에 알았다. 처음으로 오디션 보러 갔는데 날 포함해서 3명 밖에 없어서 작은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해볼 만 하겠다 싶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근데 조감독이 대본을 던져주면서 15분 줄 테니까 빨리 외우라고 반말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사람들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해서 나도 '사람이 이걸 어떻게 외우냐'면서 틱틱거렸다. 마음은 너무 떨렸다"며 "결국 못 외우고 오디션장에 들어갔는데 감독님도 반말을 하더라. 그래서 마이크 차고 있었는데 수음이 되는 줄도 모르고 '개나 소나 다 반말이네'라고 했다"며 패기 넘쳤던 시절을 떠올렸다.

진구는 "결국 대본 보고 읽었고, 당연히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해서 패배감이 장난 아니었다. 복도를 우울하게 걸어가는데 감독님이 불러서 80년대 남자 고등학생 머리를 이발소 가서 자르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머리 자르고 갔다"며 "방심하지 말라고 합격이라는 말없이 한 달 동안 아역 배우들끼리 합숙하면서 대본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런 헬리콥터까지 나오는 드라마인 줄 몰랐다. 어머니랑 둘이 첫 방송 보는데 끝날 때까지 손을 떨면서 봤다. 내가 큰 잘못을 했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구는 '올인'으로 얻은 인기가 2주 만에 끝났다면서 "광고도 많이 들어오고 다음 작품도 많이 들어왔는데 감사할 줄 몰랐다. 첫 작품인데 기고만장했다. 너무 쉽다고 생각했다"며 "그 이후 2년 반에서 3년 정도 작품을 못 했다. 그러다가 2006년 영화 '비열한 거리' 캐스팅이 됐고, 그때 오디션을 마지막으로 보고 감사하게도 작품을 받는 연기자가 됐다"고 밝혔다.

또 '태양의 후예'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비빔국수 때문에 캐스팅됐다는 진구는 "영화 '식객' 준비하면서 요리 배우는 과정에 어쩌다가 김은숙 작가님과 술자리가 벌어졌다. 인사하고 친해지게 됐는데 '맛있는 거 한 번만 차려달라'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비빔국수를 해드렸다. 근데 그걸 기억하시고 촬영 다 끝난 후에 농담으로 말씀해주시더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진구는 '태양의 후예' 촬영 당시 장난감 총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일도 떠올렸다. 그는 "그리스 로케였는데 밤에 송혜교 구출하는 장면을 찍는데 내가 저격수였다. 근데 장난감 총밖에 구할 수 없었다. 총 때문에 촬영을 못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 기회 달라고 해서 최대한 총 안 보이게 얼굴을 가깝게 해서 찍어달라고 했다"며 장난감 총으로 반동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해내 감독을 만족시켰던 일을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진구는 영화 '마더'로 처음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마더' 대본을 받은 진구는 자신의 평소 말투가 고스란히 담긴 캐릭터를 보고 오디션을 꼭 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이후 봉준호 감독과 만났는데 오디션은 보지 않고, 낮부터 맥주만 40병을 마셨다는 것.

진구는 "이 배역을 너무 하고 싶어서 절대 취할 수 없었다. 테스트라고도 생각했다"며 정신력으로 버텼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근데 감독님이 대본은 왜 들고 있냐면서 '넌 3년 전에 캐스팅이 됐다'고 했다"며 "영화사 대표님이 3년 전에 날 작품에 쓰고 싶다고 한 걸 우리 소속사 대표가 말을 안 하고 2년 동안 몰카를 한 거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마더' 덕분에 상도 많이 받고 칸 영화제도 갔다는 진구는 "진짜 TV에서 보는 외국 배우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놀랐다"며 브래드 피트, 소피 마르소, 숀펜의 실물 후기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결혼 8년 차로 두 아들의 아빠인 진구는 이날 '호칭 공포증'을 고백했다. 그는 "아내가 부르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인 거 같다. 누워있는데 부르면 또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겠구나라는 압박이 있어서 혼자 겁먹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요즘에 오히려 아내와 더 얘기도 많이 하고, 아내의 고충을 공감하게 된다"며 아내를 향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진구는 '무한도전' 출연 당시 아내에게 했던 고백이 결혼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면서 "그전에는 아내가 시큰둥했는데 내가 누군가 좋아하는 걸 세상에 공표하니까 나를 좀 더 믿어줬던 거 같다"고 말했다. 또한 "6개월 동안 영상 편집을 배워서 만든 영상으로 프러포즈했다"며 사랑꾼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이날 진구는 이병헌의 입 모양까지 파악해서 선보인 완벽한 성대모사로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19년 동안 이병헌과 같은 소속사였다. 매니저 동생이나 후배들한테 자주 성대모사를 보여줬다. 다들 웃는데 이병헌만 못 알아듣고 '하나도 안 똑같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