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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헤드샷에 욱한 피렐라, 귀한 몸 다칠라...동기부여는 테임즈, 러프의 길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11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무엇보다 동기부여다. 구단이 좋은 정책을 만들어 선수들이 동기부여와 목표를 설정한 것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했다. 시즌 초반 안정적인 투타 전력을 앞세워 선두를 달리는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허 감독은 "좋은 외인 타자가 들어오고 오재일을 영입한 것도 있지만, 첫 번째로는 동기부여"라며 "이기기 위한 의지, 크게 봐선 이김으로써 쾌감을 느끼고 이기는 문화가 정착됐지만,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이 이날 발언을 키워드로 요약하면 '좋은 외인 타자'와 '동기부여'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파워와 정확성, 스피드에서 나무랄데 없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KT전에서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득점 2타점을 때렸다. 타율(0.369) 3위, 안타(48개) 공동 1위, 홈런(11개) 공동 1위, 타점(30개) 5위, OPS(1.107) 1위 등 공격 각 부문 상위권을 점령 중이다. 올시즌 외국인 타자 10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피렐라가 가세한 삼성 타선은 폭발력과 짜임새, 집중력에서 지난 시즌과 비교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팀 타율이 지난해 8위에서 올해 4위, 팀 홈런은 7위에서 3위, 팀 득점은 8위에서 5위로 각각 점프했다. FA로 입단한 오재일이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한 점을 감안하면 피렐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피렐라는 1989년생으로 24세였던 2014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9년까지 통산 302경기에 출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인 2017~2018년, 두 시즌 동안 229경기에 나가 15홈런, 72타점을 올린 게 커리어하이다. 당시 나이가 20대 후반이었다.

그러나 2019년엔 주로 마이너리그에 머물렀고,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6리, 11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특출나진 않았지만, 아시아 야구 적응을 마친 상태였다.

그렇다면 삼성에서 피렐라의 동기부여는 뭘까. 누가 뭐래도 메이저리그 재입성일 것이다. KBO리그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 대부분은 기량을 인정받아 빅리그에서 뛰는 게 궁극의 목표다. KBO리그를 거친 메이저리그 타자로 훌리오 프랑코, 펠릭스 호세, 에릭 테임즈, 다린 러프를 들 수 있다.

피렐라가 그 바통을 이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피렐라는 이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섰다가 KT 주 권의 공에 헬멧을 맞고 마운드로 달려갈 듯 과격한 제스처를 보였다. 순간적인 분노 표출인데 의도된 사구는 아니었다. 주 권이 경기 직후 통역을 통해 피렐라를 그라운드로 나오게 해 사과 의사를 전했다. 타자가 사구에 민감한 건 부상 위험 때문이다.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피렐라로선 지금 부상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테임즈가 NC 다이노스에서 3년간 맹활약한 뒤 밀워키 브루어스에 입단할 때 나이가 31세였다. 삼성 출신 러프는 34세이던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당당히 빅리거 신분이 돼 올해도 뛰고 있다. 피렐라의 동기부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삼성과 언제까지 동행할 지 알 수 없으나, KBO리그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