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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최고 대우' 투수의 기복 피칭, 감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는 일본과 대만에서 뛰면서 '미국과 아시아야구를 모두 경험한 경력자'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두산 김태형 감독도 스프링캠프에서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그를 1선발로 낙점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란다의 이런 진가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개막 후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49로 팀내 다승 1위, 리그 다승 공동 2위로 성과가 나쁘지는 않지만, 아직은 기복있는 투구가 반복된다.

4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9안타 9탈삼진 3볼넷 5실점(4자책)을 기록했던 미란다는 다음 등판인 4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3안타 8탈삼진 3볼넷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그러나 가장 최근 등판인 5월 6일 LG 트윈스전에서 다시 4이닝 5안타(1홈런) 4탈삼진 6볼넷 6실점으로 부진하며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볼넷이 많다. 미란다가 허용한 볼넷은 22개로 리그 전체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6.99개에 달한다. 이닝당 평균 투구수도 20.6개로 다소 많은 편이다. 특히 투구 성적 기복도 결국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볼 배합과 순간 선택에 있어서의 아쉬움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공 자체가 정말 좋은데 생각이 좀 많은 것 같다. 공격적으로 가면, 맞더라도 쉽게 맞을 공이 아니다. 그런데 본인은 제구도 신경쓰고, 그래서 그런지 구속도 줄여서 던진다. 제구력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경기 초반에는 '베스트'로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 생각이 좀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등판 경기가 많이 남아있는만큼 앞으로 배터리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미란다는 지난해 대만프로야구에서 연봉 60만달러로 최고 대우를 받으며 중신 브라더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대만을 거쳐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도 최고 좋은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았다. 최고 150㎞이 넘는 빠른 공과 제구를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유인구 구사가 그의 특기다. 아직은 미란다의 가치가 100% 발휘되지는 못하고 있다. 두산 선발진이 보다 더 안정되기 위해서는 미란다의 강렬한 활약이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