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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놀면뭐하니'vs'조선구마사'…예능과 드라마가 '新동북공정'을 보는 방식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방송 2회 만에 '급'종영했다. 중국풍 논란 때문이다. 이는 결국 중국의 거대 자본이 투입된 결과이자 중국 시청자들을 노린 결과라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많은 드라마들이 중국 자본의 영향력 하에 있으며 이로 인해 제작사들은 중국풍 압력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히려 '조선구마사'로 인해 중국풍이 과하면 작품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예가 등장해 다행이라는 목소리까지 있다.

반면 예능은 이같은 폭풍에서 살짝 빗겨나가 있다. 특히 MBC '놀면뭐하니?' 같은 경우는 오히려 중국의 '신동북공정'에 전면으로 반기를 든 모양새다. 지난 17일 전파를 탄 '놀면뭐하니?'에서는 방송 초반 유재석의 '부캐' 유야호가 한옥에서 한식 먹방을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MSG워너비 멤버 찾기 블라인드 오디션을 하던 도중 유재석이 식사하는 시간이 찾아온 것. 물론 누가봐도 'PPL타임'이었지만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는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유재석과 참가자들이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오디션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한복이 중국옷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그림이었다. 급기야 유재석은 한식으로 식사를 시작했는데 누룽지와 김부각 그리고 총각김치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후 사이다를 들이켰다. 직접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김치는 우리의 것'이라는 맥락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마지막 '사이다 원샷'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놀면뭐하니?'의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시절부터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을 질타하는 내용을 숨겨놔 호평받은 바 있다.

물론 '런닝맨'같이 중국에서 인기를 모으는 예능의 경우 이같은 '한국풍'을 제대로 심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놀면뭐하니?'의 이같은 시도는 예능이 아직은 중국의 대자본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능의 제작비는 국내 광고 수익과 협찬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경우는 다르다. 배우들의 출연료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제작여건까지 여의치 않아 제작비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예전에는 회당 1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되면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표현됐지만 최근에는 예삿일이 됐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드라마에 중국 자본이 투입되지 않으면 제대로된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져 제작비는 천정부지로 솟고 있고 국내 자본 투자로만 이를 충당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요즘엔 중국 돈이 들어가지 않는 드라마를 찾기 힘들 정도다. 그리고 중국 자본이 어느 정도 투입되면 투자자들의 요청을 부분적으로라도 들어줘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요즘 A급 배우들은 단순히 방송사만 보고 출연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등에 팔렸는지, 아니면 해외 지역에 수출이 되는지까지 확인하고 사인을 하는 추세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드라마 시장에서는 자본과 메시지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큰 숙제가 돼버렸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