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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281일만의 선발승' 17승 투수의 귀환은 가능할 것인가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래 기다린 선발승이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의미있는 시즌 첫승을 거뒀다. 지독하게 안풀리던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계기가 될까.

이영하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시즌 두번째 등판이다.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기복이 심한 투구로 5⅔이닝 8안타(2홈런) 3탈삼진 3볼넷 5실점(4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했던 이영하는 이날 5⅓이닝 6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5회초 1동점 허용후 두산 타선이 5회말 리드를 되찾아오면서 이영하는 가까스로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출발은 깔끔했다. 1회초 배정대-황재균-강백호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이영하는 2회 첫 위기를 넘겼다. 1아웃 이후 유한준에게 볼넷을 내줬고, 2아웃 이후 조용호의 안타로 2사 주자 1,3루. 장성우를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종료했다.

3회에도 2사 2루까지 주자가 진루했지만, 2루 주자 심우준이 3루 도루에 실패하며 태그 아웃됐고 그대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이영하는 계속해서 수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겼다. 4회에는 강백호 볼넷, 알몬테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유한준을 초구에 내야 플라이로 처리한 이영하는 박경수 타석에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완벽한 병살타를 앞세워 이번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두산이 1-0에서 달아나지 못하는 상황. 이영하는 5회초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안타를 맞은 후 2아웃을 잘 잡았지만, 배정대에게 던진 초구 실투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되면서 1루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1-1 동점.

그러나 무너지지 않은 이영하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5회를 마쳤고, 두산이 5회말 3-1로 다시 리드를 잡으면서 이영하의 승리 요건도 갖추게 됐다. 6회에도 투구를 이어간 이영하는 1사 2루 상황에서 물러났고, 이후 등판한 이승진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지난해 7월 7일 LG 트윈스전 이후 281일만의 선발승이다. 2019시즌 17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 유망주로 우뚝 섰지만, 지난해는 부침이 심했다. 시즌 초반부터 극도의 부진이 이어졌고, 경기도 잘 풀리지 않았다. 결국 9월부터는 포지션을 선발에서 마무리로 이동하는 초강수까지 띄웠다. 스스로 원해서 내린 변화였다.

그러나 마무리 변신도 녹록치 않았다. 지난 1년간 많은 것을 느낀 이영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선발 귀환을 준비해왔다. 비시즌 훈련량도 늘리고 체중도 감량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준비 도중 담 증세로 투구를 중단하는 등 방해 요소가 생기면서 이 역시도 쉽지는 않았다.

두산 선발진의 '키 플레이어'가 바로 이영하다. 외국인 투수들까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영하가 다시 살아나줘야 두산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2019시즌 귀환'을 목표로 내건 그가 어렵게 첫 발을 뗐다. 올해는 정말 다를 수 있을까.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