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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여축 심장'조소현'전쟁 나간다는 각오...中에 계속 질 순 없어'[오피셜 인터뷰]

"전쟁에 나간다는 각오로 강하게 몰아붙인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심장' 전 캡틴 조소현(33·토트넘 위민)이 마지막 중국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강인한 각오를 전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난적' 중국에 치열하게 맞섰으나 후반 페널티킥 결승골을 헌납하며 1대2로 분패했다. 중국에 선제골을 허용한 지 6분만인 전반 39분 강채림의 원더골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후반 27분 박스 안에서 허용한 결정적인 실수가 뼈아팠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1-2차전 합산 스코어-원정 득점 스코어(X2)-연장전-승부차기' 순으로 티켓을 가린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중국 원정에서 2대0, 3대1 등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도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6시 5분 인천공항에서 중국 상하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도착 이튿날인 10일 아침 전원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은 후 오전 10시경 팀 호텔인 쑤저우 타이메이 샹구리호텔로 이동해 첫 훈련을 시작했다. 한국은 여자축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1996년 이후 단 한번도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여자월드컵 사상 첫 16강, 2회 연속 월드컵 진출 등 여자축구의 역사를 써온 '황금세대'가 유일하게 밟아보지 못한 간절한 무대다. 단 한 장 남은 도쿄올림픽 티켓의 명운이 결정될 중국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 올림픽센터에서 펼쳐진다.

11일 오전 여자축구대표팀 전 캡틴 조소현과의 대한축구협회를 통한 인터뷰에서 중국전 승리를 향한 절체절명의 각오를 밝혔다. 한국의 중국전 역대 전적은 38전 4승 6무 28패,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1대0으로 이긴 이후 6경기째 무승(1무 5패)이다.

'졌잘싸'로는 만족할 수 없지 않느냐는 말에 조소현은 "강호를 상대로 2대1 스코어를 얻었고 힘든 경기였지만 잘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질 수 없다. 계속 비길 수 없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계속 이기기 위해 도전해야 한다. 이걸 깨는 것이 쉽지가 않다. 계속 문만 두드리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조소현은 "조금만 더 강한 마인드로 몰아붙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전쟁에 나간다는 생각으로 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조소현은 소속팀 사정으로 인해 중국과의 홈경기 전날 오전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1차전에 뛰지 못하고 밖에서 후배들의 분투를 응원해야 했다. 캐나다월드컵, 프랑스월드컵을 이끈 전 캡틴으로서 심정이 어땠을까. 조소현은 "대표팀에서 뛰면서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나가지 않은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후배들을 밖에 내놓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어주고, 뭔가 하려는 모습에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마냥 어린 후배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뒤에서 언니 역할 하면서 따라가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차전에 만약 뛰게 된담녀 후배들의 마음을 아니까 같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2007년 7월 1일 동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 대만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후 지난 14년간 A매치 126경기에서 20골을 기록중인 '백전노장' 조소현은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경험한 중국전 '반전승리'의 좋은 기억도 되새겼다. "중국에 0-2로 지다가 3대2로 이긴 경기(2015년 1월 13일 중국4개국 친선대회)가 있다. 몸살 때문에 너무 아파서 그 경기에 출전은 못했었다. 호텔에서 경기를 봤는데 0-2로 지는 모습을 보면서 몸관리를 못한 스스로를 자책했다. 지쳐 잠들었다 깼는데 후반에 뒤집으려 하더니, 결국 3대2로 이겼다. 호텔에 돌아온 동료들이 '언니 괜찮냐'하는데 '고맙다' 하면서 울컥했던 기억이 났다"고 했다.

조소현은 후배들과 함께 중국 원정에서 반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후배들이 2대1이라는 스코어를 부담스러워 했다. 1대1까지는 좋았는데, 결과에 많이 아쉬워 했다"면서 "하지만 밖에서 봤을 때 우리 선수들은 분명 최선을 다했다. 후배들과 좌절하지 말자고,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홈앤드어웨이 방식에서 이번엔 중국이 오히려 더 부담을 가질 것이다. 우리가 더 세게 몰아붙이고 선제골을 넣는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1988년생, 황금세대의 맏언니, 전 캡틴이자 '조투소'라 회자된 투혼의 미드필더 조소현에게 '올림픽'이란 어떤 의미일까. 조소현은 이렇게 답했다. "아직까지 올림픽에만 나가보지 못했다. 과거 올림픽 최종예선때 어린 나이에 주장 완장을 찼었는데, 그때를 되돌아볼 때 내가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많았다. 이제는 경기 나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후회없이 미련없이 뛰고 싶다. 이번에 올림픽 나가게 된다면 큰 무대에 다시 설 수 있게 된다. 우리 모두에게 월드컵과는 또다른 의미다. 힘든 과정을 거쳐 올림픽 티켓을 따게 된다면 제 축구 인생에 정말 소중한 부분이 될 것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