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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전세계가 韓감성에 '푹'…'미나리' 등 K-스토리에 주목하는 이유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무비, K-드라마, K-예능, K-팝 등 'K'가 붙은 콘텐츠가 전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한국적인 서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K-스토리'로 통칭되는 한국적 콘텐츠가 전세계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적 스토리가 세계에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게다가 올해 '마니리'는 아카데미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기염을 토했다. '미나리'는 미국영화고,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한국인의 정서가 가득 담겨있는 작품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과 '승리호'도 'K-스토리'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킹덤'은 갓이나 도포자락 등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전형적인 조선시대 의상이 전세계에 화제가 될 정도로 한국적 정서를 해외에 인식시켰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해외 드라마 '드라마월드'는 아예 한국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클리셰를 재미있게 이용해 전 세계 K-드라마 팬들의 공감과 폭발적인 관심을 한데 모았다. 2016년 넷플릭스를 통해 웹드라마 형식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던 '드라마월드'는 한국 드라마의 광팬인 클레어(리브 휴슨)가 한국 드라마 속 세계에 빨려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주인공은 미국인이지만 하지원, 헨리 등 한국 연예인들이 등장해 잔재미를 준다.

'드라마월드'를 연출한 크리스 마틴 감독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어를 배웠다. 한국 콘텐츠를 사랑하는 마음에 '드라마월드'와 같은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의 인기시트콤 '김씨네 편의점'도 있다. 토론토로 이민간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김씨네 편의점'은 시즌5까지 방영중일만큼 인기가 높다. 또 시즌5를 끝으로 제작중단을 선언하자 연장 방영을 요청하는 국제청원까지 등장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자신의 SNS에 "시즌5 동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대표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감사하다. 또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올리기도 했다. 각종 SNS에는 종영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의미의 '#SaveKimsConvenience' 해시 태그가 달리고 있다.

'김씨네 편의점'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아빠(폴 선형 리)와 엄마(진 윤), 예술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하는 딸 자넷(안드레아 방), 렌트카 회사에 다니는 아들 정(시무 리우)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매일의 삶 속에서 유머를 찾고 가족이 소소한 이야기를 그렸다.

물론 'K-스토리'가 각종 작품에서 풍자의 영역으로 쓰이기도 한다. '드라마월드' 첫회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공식과 법칙을 총망라한 책이 등장했는데 '남자 주인공은 자신감, 외모, 약간의 오만함을 갖추되 여자 주인공을 우선시하는 신사여야 한다' '남자 주인공의 샤워신은 필수며, 훼방꾼과 장애물이 많을수록 진정한 사랑이 보장된다' '목숨을 구하고 사랑을 이룬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K-스토리'에 대한 관심이 있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익숙한 '신파', '막장'과 같은 소재나 클리셰까지 해외에선 '한국적이라 재미있다', '신선하고 새롭다'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했다.

K-스토리는 이제 전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서사가 됐다. 하지만 이는 곧 국내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결과물을 내놔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