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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스트레일리, 처음엔 놀리는줄' 김준태가 밝힌 '준태티' 비하인드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준태 티셔츠? 난 한 벌도 없다. 사지 않았다."

2020년 주전 포수였지만, 이젠 무한경쟁이다. 하지만 최현(행크 콩거) 코치의 손으로 다시 태어난 김준태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김준태는 정보근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롯데 자이언츠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했다.

포수에게 걸맞는 리더십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데다, 타격 차이가 컸다. 김준태는 타율 2할2푼5리 5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1을 기록했다. 타율 1할5푼 OPS 0.385에 그친 정보근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었다. 롯데 타선에서 보기드문 좌타자라는 점도 강점이었다.

하지만 2021시즌에는 한층 치열한 경쟁이 치러지고 있다. 정보근 외에 지시완, 강태율이 경쟁에 가담했다. 타격과 수비에서 김준태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만난 김준태는 "프로는 경쟁이다. 다른 사람 신경 안쓰고 제 역할만 잘 준비하고 있다"면서 "한 시즌을 치르고 나니 더 부담감이 생겼다. 작년보다 좋은 결과를 내야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웃었다.

지난해 김준태의 성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출루율이다. 타율 대비 1할2푼이나 높은 3할4푼4리였다. 반면 좌투수 상대로는 타율 1할4푼3리로 명백한 약점을 보였다.

"시즌 초에는 내가 볼넷을 그렇게 많이 얻었는지도 몰랐다. 타석에 나갈 때마다 잘 쳐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시즌 중반쯤 보니 내 출루율이 꽤 높더라. 올시즌엔 출루율을 좀더 높이는 게 목표다. 비시즌에 좌투수 공을 많이 치고 있다. 자신감을 좀 잃었던 것 같다."

지난해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김준태가 프린팅된 티셔츠 '준태티'를 손수 제작, 승리 토템(부적)으로 입고 다녔다. 당초 스트레일리의 개인소장용이었던 '준태티'는 팬들의 성원 덕분에 한정판매를 결정, 2500장이 완매됐다.

하지만 정작 스트레일리의 전담 포수는 정보근이다. 김준태는 경남고 시절 한현희와, 아드리안 샘슨 및 국내 투수들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처음엔 '준태티'가 날 놀리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스트레일리 나름의 애정 표현이라고 하더라. 또 그게 화제가 되서 팬들이 내게 관심을 가져주셨으니 지금은 좋게 생각한다. 그냥 준태티 입은 사람 보면 웃긴다. 하지만 난 사지 않았다."

최현 코치는 "김준태는 기초공사부터 다시 한 선수다. 내가 지시하는대로 (김)준태가 정말 열심히 따라왔다. 올해는 섬세하게 다듬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준태도 "앉는 자세, 포구하는 방법, 블로킹 준비까지 코치님 지시에 따라 바꿨다. 시즌 중에도 계속 적극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낮은 도루저지율(1할5푼8리) ‹š문에 주자 있을 때는 다리 너비를 좁히는 등 2루 송구까지의 자세도 보다 간결하게 교정했다.

최 코치가 강조하는 포수의 덕목은 자신감과 리더십이다. 하지만 인터뷰실의 김준태는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다. 그는 "투수들과는 말을 잘하는데, 이런 자리는 영 익숙하지 않다"며 멋적게 웃었다. 포수에 대한 김준태의 생각,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이 궁금해졌다.

"경기가 시작되면, 포수는 팀에서 감독님 다음으로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난 부모님 같은 스타일이다. 투수가 원하는걸 들어주는 편이다. '이렇게 해라'보다는 '원하는게 있으면 말해라. 내가 맞춰주겠다'고 하는 편이다."

올해 목표를 묻자 "작년보다 잘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경기도 더 많이 뛰고 싶고, 타율 출루율 장타율 안타수, 실책과 병살 빼면 다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팀도 5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