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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우승팀도 삭감, 평균 연봉 하락이 보여주는 위기 의식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평균 연봉(외국인 선수, 신인 제외)은 1억2273만원이다. 2년 연속 감소세. 그중에서도 올해 연봉 감소가 두드러진다.

지난 2018시즌 KBO리그 소속 선수 평균 연봉은 역대 최초로 1억5000만원을 돌파했었다. 1억5026만원으로 2017시즌의 1억3985만원을 뛰어 넘는 최다 금액이었다.

평균 연봉은 이듬해인 2019시즌 1억5065만원으로 소폭 상승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다시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2020시즌에는 1억4448만원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15.1%가 감소한 1억2273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구단별로 살펴봐도 파악할 수 있다. 평균 연봉이 상승한 팀은 창단 최초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호성적을 거둔 KT 위즈(6.7% 상승)와 '연봉킹' 추신수 영입, FA 최주환 영입 등으로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SSG 랜더스(20.3% 상승) 뿐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인 NC 다이노스는 주축 선수들의 연봉이 우승 효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봉은 10.2% 감소했고,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두산 베어스는 9.9% 하락, KIA 타이거즈는 무려 38.4%가 감소하면서 최고 감소폭을 보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37.6% 감소, 한화 이글스(28.6% 감소), LG 트윈스(20.1%) 등이 20% 이상 연봉이 줄어든 팀이다.

요인은 여러가지다. 일단 김하성, 양현종 등 고액 연봉을 받았던 일부 스타 선수들이 해외 도전에 나서면서 높은 지분을 차지하던 팀 전체 연봉에서 제외됐다. 줄곧 위만 바라보며 성장해오던 KBO리그의 현재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미친 여파는 대부분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야구단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관중 입장료를 비롯한 주요 수익들이 대부분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구단 살림 살이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FA 시장 역시 일부 구단들을 중심으로 예상보다는 활발하게 전개됐지만, '빅마켓'으로 꼽히던 몇몇 팀들은 처음부터 외부 영입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등 재정에 대한 고민을 계속 이어왔다. 평균 연봉이 큰 수치로 감소한 것 역시 이런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빅리그 올스타 출신 추신수 합류, FA 이적 선수들의 활약 여부 등 올해도 KBO리그를 둘러싼 호재는 많다. 하지만 시장이 더 커지기 위해서는 구단들이 먼저 재정적 위기를 타파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