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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영어가 뭐길래'…외신도 분노한 '미나리'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종합)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현지 언론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1일(한국시각) 미국 LA와 뉴욕에서 동시 이원 생중계로 진행됐다. '미나리'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한국(계) 영화 외국어 영화상 수상 기록을 세우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미나리'는 미국 작품이지만 영어대사가 50%를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품상은 물론 연기상 후보에서도 제외됐다. 이에 외신들은 일제히 아쉬움을 전했다.

LA타임스는 "'미나리'는 작품상을 놓고 경쟁했어야 할 가장 미국적인 이야기"라고, AP통신은 "비영어권 대사 때문에 작품상 수상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를 비판하고 '미나리'가 올해 시상식의 사실상의 우승작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dpa통신도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을 중심에 둔, 본질적으로 미국적인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정이삭 감독은 미국인이고 미국에서 영화가 촬영됐고 미국업체의 투자를 받았음에도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올라 작품상 부문에서 경쟁할 수 없었다. 출연진도 연기상 후보에 오를 자격기 있었지만 상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CNN도 "'미나리' 사건은 할리우드 인종차별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게 했다. 미국은 인구의 20% 이상이 집에서 영어 외의 연어를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사회학자 낸시 왕 위엔은 CNN에 "'미나리'가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건 '너는 어디 출신이냐'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만약 당신이 동양적인 외모를 갖고 있다면 미국 출신이 아니어야 한다는 가정과 같다"고 꼬집었다. '페어웰'로 주목받은 중국계 영화감독 룰루왕은 "올해 '미나리'보다 더 미국적인 영화는 없었다. 영어대사 비중으로 미국적인 것을 특정짓는 구식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은 뼈있는 수상 소감으로 화답했다. 그는 외국어 영화상을 거머쥔 후 껴안고 있는 딸을 향해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소개하며 함께 한 배우와 스태프, 가족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미나리'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고, 그 가족은 그들만의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것은 어떤 미국의 언어나 외국어보다 심오하다. 그것은 마음의 언어다. 나도 그것을 배우고 물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석권한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 비평가협회상 및 시상식 74관왕, 157개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우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윤여정은 26관왕에 오르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