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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미국, 땅 넓어 상도 많나보다'…'미나리' 윤여정, 26관왕 배우의 쿨한 에티튜드(종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그냥 땅이 넓으니까 상도 많나보다 했죠."

배우 윤여정(73)이 '미나리'로 노배우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 '미나리'로 전 미국 전역의 각종 비평가상을 포함해 무려 26관왕에 오르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골든글로브에서 인종 차별적 이유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지 못하자 전 세계 언론들을 일제히 골든글로브의 이같은 행보를 비판했고 이후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세계를 뒤흔든 '기생충' 조차 미국배우조합상에서는 개인 연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지 못했던 바, 윤여정이 '기생충'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셈이다. 오는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윤여정은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전 세계의 쏟아지는 관심에도 윤여정은 여전히 '쿨'했다. 들뜨지 않고 한결같았다. 최근 진행된 패션 매거진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오스카를 향한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그래서 아무도 안 만나요. 나한테 오스카 단어 꺼내는 사람은 다 피하고 있다. 상을 받는 순간은 행복하지만 노미네이트 되는 사람들 모두 상 받을 만하고 점수를 매겨선 안 된다. 이런 수상 시스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윤여정의 쿨한 에티튜드는 26일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나리'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26관왕 수상에 대한 소감을 묻자 윤여정은 "직접 받은 상패는 딱 한 개다. 말 로만 전해듣고 전혀 실감을 못하고 있다"면서 "제가 미국 헐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냥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미나리'는 자신에게 있어서 '경악을 넘어서 놀라움을 준 작품'이라고 말한 윤여정은 "사실 촬영할 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촬영했다. 그냥 빨리 촬영을 마치고 시원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런데 촬영을 마치고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가 됐을 때 많은 사람들, 미국인들이 너무 좋아해서 좀 놀랐다. 이삭 감독이 우리 배우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 영화를 볼 때 그냥 배우들이 뭘 잘못했는지만 보였다. 그런데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너무 울더라. 나만 안 울었다. 상영이 끝나고 모두가 일어나서 환호하는데 그제서야 조금 울었다. 저는 지금 제가 상을 몇개나 받고 이런 것 자체가 놀랍다. 좀 경악스러울 정도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마지막으로 윤여정은 '미나리'의 매력에 대해 "내가 왜 좋아했냐면 아무 조미료가 안 들어갔기 때문에 좋아했다. 굉장히 담백하고 순수한 맛이다"라며 "나는 한국 사람 취향이라서 아는데 우리는 너무 양념이 센 음식을 먹어서 우리 밥을 안 먹을 수도 있다,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하는데, 건강하니까 잡숴보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한편,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첫 장편영화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후보에 오른 차세대 명감독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고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킴, 노엘 조, 윌 패튼 등이 출연한다. 오는 3월 3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