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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일문일답]'신세계 17번' 추신수 귀국 '미국서 못 이룬 우승, 한국서 하고파'

[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신세계 야구단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는 추신수(39)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었던 추신수는 23일 신세계와 연봉 27억원에 계약했다.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16년 만에 KBO리그에 데뷔하게 됐다.

댈러스를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추신수는 장거리 비행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별검사를 마치고 입국장을 빠져 나온 추신수는 등번호 1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간단한 세리머니를 펼쳤고, 경남 모처의 자가 격리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마련된 봉고차에 올랐다.

추신수는 "2월에 한국에 오는 건 20년 만"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힘들고 한국 프로야구가 주춤할 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 기록을 얼마나 하겠다는 것은 장담할 수 없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했던 것처럼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 한국에서 하려고 했다"며 "야구는 한 명 두 명에서 하는게 아니다. 25명이 잘 팀워크가 잘돼서 경기를 해야한다. 제가 알기로는 신세계에서 고참으로 알고 있는데 후배 잘 이끌고, 좋은 분위기에서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귀국 소감은.

▶20년 만에 한국에 왔다.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이 시간엔 스프링캠프를 위해 애리조나에 있는데, 한국에 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20년 만의 일이라 아직 와닿진 않는데,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됐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 아내 역시 한국행이 현실로 다가오니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그 모습을 보는 나도 힘들었다. 한국에 매년 1~2번 오지만, (이번만큼은) 비행기 오르는 발걸음 무거웠다.

-향후 일정은.

▶ 2주 격리를 마치고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것이다.

-평소 생각했던 신세계와 KBO리그의 이미지는.

▶신세계는 SK시절 여러 번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잘 알고 있다. 이제 KBO리그에서 신세계로 새 출발을 한다. 최선을 다해 뛸 생각이다. 미국에서도 KBO리그를 잘 알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 여러 성과를 남기는 등 수준을 증명했다.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서는 만큼, 나도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미국에서 은퇴식을 치르지 못한 부분이 아쉽진 않나.

▶내가 은퇴식을 해야 할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 관중 없이 경기를 하는 부분이 아쉽긴 했다. 은퇴식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에 관중이 없었던 게 아쉽다.

-도쿄올림픽 대표팀 합류 의향은.

▶먼저 잘하는 게 우선이다. 대표팀에 갈 실력이 돼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대만큼의 성적과 실력이 뒤따르고, 부름이 온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

-신세계 선수로 부산에서 친구 이대호와 맞대결을 하게 되는데.

▶친구를 보는 일은 언제든 즐겁다. 미국에서도 함께 한 적이 있지만, 한국에 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이제 신세계 선수 신분으로 사직구장에 가는 게 뭐라고 할까, 설레기도 하고 이상할 것 같다. 마지막 사직구장 경기가 대표팀 시절이었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부산에 가는 게 새로울 것 같다.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젠 신세계 선수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국행 결정 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나.

▶정근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다. 한국행에 대한 생각을 묻자 처음에는 우려를 했다. 환경 자체가 다르고 오랜 기간 미국에서 뛰었던 부분 때문이다. 하지만 더 많은 부분을 이야기해줬다. '나는 네 나이 때 은퇴했지만, 너는 다른 무대에서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는 말을 해줬다. 때문에 한국에 오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선호하는 포지션은.

▶전혀 없다. 내가 준비하는 게 우선이다. 김원형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다. 타순 역시 어떤 자리든 개의치 않는다.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럽진 않나.

▶즐거울 것 같다. 아직까지 한국행에 실감이 나지 않는다. 격리 기간이 끝나고 선수단에 합류하면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들뜬 기분이지, 긴장감은 크지 않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국에서 야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결정도 쉽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힘들게 보내준 만큼, 보내주길 잘했다고 생각할 만큼 좋은 성적을 남기겠다'고 약속했다.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안고 뛰겠다.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코로나19로 여건이 좋진 않지만, 많은 팬들 앞에서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