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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사라지지 않는 도박 이슈, 사생활과 감시 사이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숱한 사례가 있었지만 도박 이슈는 잊을만 하면 불거진다. 사생활과 감시 논란 사이에서 구단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두산 베어스는 신인급 선수가 스포츠 토토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구단이 발칵 뒤집혔다. 평소 성실한 훈련, 생활 태도로 향후 기대주 평가를 받았던 투수가 개인 채무 문제에 휩싸였고, 알고보니 스포츠토토가 발단이었다는 고백을 했다. 해당 선수인 정현욱은 구단 관계자와 함께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고, 향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KBO 상벌위원회의 징계 절차도 밟게 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다. 선수가 도박을 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개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프로 스포츠 선수의 품위, 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다. 프로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가 있었고, 알려지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도박 문제에 휩싸였던 선수 중 대다수가 KBO 차원 혹은 구단 차원의 징계를 받았고,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가지 못한 케이스도 많았다.

특히나 KBO리그는 도박에 민감하다. 선수들을 포함한 현장 관계자들은 합법적인 스포츠 토토에 베팅을 해도 규정에 어긋나는데, 불법적인 사행성 토토들이 끊임없이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다. 불법 토토는 승부 조작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승부 조작으로 이미 여러 차례 내홍을 겪었던 KBO리그는 과거보다 더더욱 각종 도박 사건에 엄중하게 대처한다.

문제는 선수 관리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프로에 입단하는 시점에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 성인이다. 합숙 훈련을 하거나 단체 생활을 해야할 때는 엄격한 생활 규칙이 적용되고,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주의를 주고 있지만 사사건건 간섭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성인들의 사생활과 구단이 관리해야 할 영역 사이에서 생기는 딜레마다. 선수들이 토토나 불법 도박, 석연치 않은 사유의 금전 거래 등의 행위를 하더라도 구단이 감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면서도 사건이 터지면 해당 선수 뿐만 아니라 구단도 피해를 입는다. 구단이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KBO나 구단 자체적으로 신인 선수들이 입단하면 각종 기초 정보들을 공유하고, 전체 선수단을 대상으로 매년 민감한 문제들을 교육하고 있지만 비슷한 이슈가 끊기지 않고 발생하는 것을 보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KBO와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끊임없는 예방 교육과 어떤 상황이 발생한 이후의 발 빠른 대처와 투명한 공개, 합당한 처벌 뿐이다. 직접적으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은 선수들이 스스로 자정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이런 불미스러운 문제에 휘말리는 것은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과거 사례들을 통한 학습 효과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