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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라일락' 이한위, 37년만에 첫 주연..연기+코믹+트롯, 완벽3박자→연기장인의 품격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이한위가 오랜만에 주연으로 나서 시청자들에게 가슴 따뜻한 감동을 안기며 '역시 이한위'라는 평을 받았다.

이한위는 28일 방송한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6번째 작품 '그곳에 두고 온 라일락'에서 라진성 역을 맡아 딸라신혜(정유민)와 거짓투성이 연극에서 벗어나 진짜 행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트롯 음악은 흥과 감성을 배가시켰고, 배우 하재숙, 개그맨 유민상, 그리고 김동건 위원의 특별출연은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장성한 딸을 둔 아버지이자 택시 운전사인 라진성은 국민 트롯 가수 라일락의 모창가수 라이락이었다. 하지만 딸의 예비 신랑 강연우(설정환)가 라진성을 라일락으로 착각했고 그 과정에서 거짓이 거짓을 낳았다. 그리고 아버지 라진성과 딸 라은혜는 거짓투성이 연극을 통해 서로의 몰랐던 진심과 마주하며 진짜 행복을 향해 힘차게 한발 내디뎠다.

이한위는 극중 1990년대를 주름 잡았던 라일락과 그의 모창 가수 라이락으로 활동하는 라진성 1인 2역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노래와 춤이 있어서 내심 걱정됐다"면서도 "이 드라마는 모창 가수 이야기인데 둘러보면 평범한 사람의 아픔, 기쁨, 설렘과 좌절을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래보다는 연기에 집중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겨진 이한위의 라진성은 흠잡을 곳 없는 실제 트롯 가수였다는 평이 많다. 그는 MBC '복면가왕'과 MBN '보이스트롯'에 출연할 정도로 이미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고 그 실력은 드라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딸 역할 배우 정유민을 포용하는 연기도 돋보였다. 그는 "실제 나도 딸이 둘 있다. 매우 어린 딸인데 딸들에게 든든하고 반가운 아빠가 되는게 목표다. 아빠의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고 연기속에서 그의 이런 마음은 그대로 드러났다.

1983년도에 데뷔한 이한위가 드라마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조단역을 많이 연기해왔다. 이한위는 "이번 작품은 찍어도 찍어도 끝나지 않아 어리둥절했다. 나는 주연으로 활약하고 싶지 않다. 드라마를 잘 받쳐주는 조연으로 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할 수는 있지만 늘 해왔던대로 꾸준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농담했다. 하지만 역시 연기내공은 무시할 수 없었다. 코믹드라마지만 그의 연기내공이 받쳐주는 묵직함은 극을 탄탄하게 만들어줬다.

수준급 노래실력에 가수 활동을 기대하는 팬까지 생겨났다. "노래를 들어보고는 심지어 좋다고 하는 분도 계신다. 제의를 해준다면 생각은 해보겠다"고 농담처럼 말한 이한위는 "스스로는 가수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나는 연기자이기 때문에 연기를 할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곳에 두고 온 라일락'은 휴먼드라마에 코미디와 음악이 가미된 복합장르다. 때문에 이한위의 캐스팅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로인해 시청자들은 또 하나의 웰메이드 단막극을 만나게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