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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똘똘한 한명'의 가치, FA 투자 패러다임이 바뀐다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대단원을 향해 달려가는 한국시리즈.

NC와 두산 타선은 기성 FA와 신규 FA의 대결 무대다.

NC에는 걸출한 기성 FA가 있다. 최고 몸값 포수 양의지다.

두산에는 알짜배기 신규 FA가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 출전 야수 중 무려 5명이나 된다. 특히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김재호로 이어지는 주전 내야수가 모두 FA다. 외야수 정수빈도 있다.

다이노스 공-수의 중심 양의지란 '최고수'에 맞서 두산의 신규 FA 5명이 힘을 모아 새로운 영웅 탄생을 꿈꾸고 있는 형국.

5차전까지는 양의지의 우세였다.

안방마님으로 두산 타선을 고비마다 효과적으로 묶는 동안 타선에서 결정적 한방으로 시리즈 물길을 바꿨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4차전 결승타에 이어 2승2패로 맞이한 5차전에서는 1-0으로 맞선 6회 말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을 상대로 중월 홈런을 날렸다. 3-0을 만드는 쐐기포. 평소 감정 표현이 과하지 않은 양의지도 격하게 기뻐할 만큼 시리즈 향방을 바꾼 결정적 한방이었다.

경기 후 양의지는 "5회 선취점 이후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다. 플렉센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였는데, 그 투수를 무너뜨리고 싶었다. 그래서 홈런 뒤 많이 흥분했던 것 같다"며 감정 표현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6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125억 짜리 명품 FA 양의지를 영입한 덕분에 NC는 1승2패에서 3승2패로 분위기를 바꾸며 통합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양의지는 5차전까지 0.389의 타율과 1홈런, 3타점을 기록중이다.

반면, 두산의 신규 FA 야수들은 절치부심 중이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을 반전시키려 애쓰고 있지만 문제는 공격이다. 체력 저하가 현실로 다가왔다.

정규 시즌 보다 몇 배 힘든 포스트시즌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체력이 고갈됐다. NC 투수들이 뿌리는 싱싱한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반박자 씩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정신력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다.

그나마 백전노장 김재호가 0.467의 타율과 1홈런, 6타점의 MVP급 활약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정수빈도 0.316의 타율을 기록하며 악전고투 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이 다시 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FA 최대어로 꼽히는 허경민(0.222, 1타점)과 오재일(0.176)의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시리즈는 FA를 둘러싼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NC의 우승 달성 여부를 떠나 '똘똘한 한명'의 중요성을 전 구단에 환기시킨 계기가 됐다. 어정쩡한 찔끔찔끔 투자보다는 확실한 선수에 대한 과감한 베팅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양의지가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줬다.

이 같은 인식 강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도로 신중해질 올 겨울 FA 시장에 미칠 공산이 크다.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선수'냐에 대한 입증. 예비 FA 스스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확실한 선수'라는 공인이 없다면 대박도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