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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프리토크]'18연패 탈출, 사령탑 데뷔 첫승' 최원호 감독대행이 돌아본 '잊지 못할 1년'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역시 18연패 탈출이다."

144일, 112경기. 리그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짊어진 채 KBO 역사상 최장기간 감독대행을 수행하는 마음은 어떨까.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대행은 29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많이 배운 1년이었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를 게 많더라"며 웃었다.

한화 부임 전 최 대행의 코칭스태프 경험은 은퇴 직후 LG 트윈스 2군에서 2년간 코치로 일한 게 전부다. 이후 방송 해설위원과 피칭 전문가로서의 삶을 거쳐 지난해 11월 한화 2군 사령탑을 맡아 현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개막 한달 만에 사임한 한용덕 전 감독을 대신하게 됐다.

28일까지 112경기에서 38승3무71패(승률 0.349)를 거뒀다. 리그 최하위에서 단 하루도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100패, 단일시즌 최다패(97패)의 압박감에 시달린 한 시즌이었다. 그는 "처음 부산 3연전은 어떻게 치렀는지 기억도 안 난다. 한 70~80경기까진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며 웃었다.

또 "나도 야구를 10살 때부터 (37년간)해왔지만, 직접 100경기 넘게 팀 운영을 해보니 정말 다르더라. 선수 기용이나 작전의 근거를 찾고, 부상을 최소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1년이었다. 순위 싸움을 하지 않는 입장이라 가능했던 것도 사실이다. 기준 속에서도 상황에 맞게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올시즌 한화는 유독 부상도 많았다. 외국인 선수 채드벨이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고, 주전-백업 유격수인 하주석 오선진이 같은 날 부상으로 빠진 일도 있었다. 주력타자 김태균과 정은원, 선발투수 김범수도 부상으로 하반기를 날렸다.

최 대행은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수 구성과 경기 운영 계획이 있는데, 갑자기 아픈 선수가 나온다. 그러면 누구로 바꿔야 하나. 생각도 못한 변수가 많더라. 어린 선수를 대체 자원으로 썼는데 연패 기간에 계속 실책하고, 빼주려고 하니 누굴 써야 하나 싶었다"며 아찔했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한화는 지난 5월 23일 NC 다이노스 전을 시작으로 6월 12일 두산 베어스 전까지 18연패를 기록했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KBO 역대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 기록이다. 최 대행은 14연패 후 부임했고, 4연패를 추가한 뒤 6월 14일 두산을 상대로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며 연패를 끊었다. 한화의 올시즌 첫 연승, 최 대행의 사령탑 데뷔 첫 승, 한화로선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시리즈 이후 한달반만의 첫 위닝이었다.

"14연패에 들어와서 부산에서 3연패했다. 그러고 나니 18연패 생각밖에 안 나더라. 정신이 혼미하고 스트레스가 심했다. 1군 사령탑 첫승이 18연패 탈출이라니,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