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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남매의여름밤' 윤단비→'콜' 이충현…90년생 감독의 활약, 충무로 新물결 될까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영화계에도, 90년생이 온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거장 감독이 있다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개성, 젊은 감각으로 중무장한 채 새로운 물결을 이끄는 새로운 감독들도 있는 법이다. 특히 최근 충무로에는 90년생, 젊은 피가 끓고 있는 감독들의 활약이 유난히 돋보인다.

올해 최고 활약을 보여준 신예 연출자는 단연 '남매의 여름밤'을 연출한 90년생 윤단비 감독이다. 여름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가 겪는 가족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이끌어낸 '남매의 여름밤'은 관객으로부터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는 윤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난 영화다.

그 연출력은 화려한 수상 및 초청 내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을 시작으로 각종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뉴욕아시안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밴쿠버국제영화제, 내쉬빌영화제, 헝가리한국영화제,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뉴호라이즌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등 셀 수 없을만큼 많은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고 수상까지 했다. 2016년과 지난해 각각 개봉해 극찬을 받으바 있는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 '벌새'의 김보라 감독을 이을 올해 최고의 발견이라는 평가다.90년생 이충현 감독은 장르 영화로 팬들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신예 감독이다. 이충현 감독은 2016년 연출한 단편 영화 '몸 값'으로 단숨에 씨네필들의 시선을 잡아 끈 바 있다. 원테이크로 완성한 '몸 값'은 1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충격적인 반전을 안겨주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이끌었으며 대구단편영화제,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파리한국영화제 등에서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최근에는 100%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단편영화 '하트어택'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그가 올해 선보일 첫 장편 영화 '콜'은 올해 초 극장 개봉을 논의 중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1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박신혜와 전종서가 주연을 맡은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로 영화로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이충현 감독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걸그룹 f(x) 출신 배우 정수정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애비규환'의 최하나 감독은 1992년생이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영화과 출신인 그는 개성 넘치는 단편 '고슴도치 고슴'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개봉에 앞서 임산부로 변신한 정수정의 스틸 사진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애비규환'은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 분)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코믹 드라마다. 대학시절부터 페미니즘 활동에 앞장 서온 최하나 감독이니 만큼 최근 영화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페미니즘 시류에 걸맞는 작품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최근 전종서, 손석구를 캐스팅하며 첫 상업영화 데뷔작 '우리, 자영'의 제작 연출 소식을 전한 정가영 감독도 눈에 띄는 90년생 감독이다. 앞서 정 감 독은 독립 영화 '비치 온더 비치', '밤치기', '하트' 등 여성의 사랑과 욕망에 대한 거침없고 대담한 이야기, 촌철살인의 대사와 생생함이 살아 있는 과감한 연출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독보적이고 참신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신예 정가영 감독이 젊은 배우들과 함께 의기투합한 첫 번째 상업 영화가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