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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코로나 감염사태 '결국 터질게 터졌다' 왜?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결국 터질 게 터졌다.'

K리그2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발생하면서 K리그가 혼란과 공포에 휩싸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7일 오후 대전 구단으로부터 A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보고받았다. A선수는 지난 24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2 25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주말 휴식을 보내고 27일 복귀했다. A는 휴식기 때 만났던 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이란 통보를 받고 구단에 보고한 뒤 팀 내 밀접 접촉자 7명과 함께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모두 음성이다.

이에 연맹과 구단은 코로나19 방역지침 매뉴얼에 따라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연맹은 28일 대책회의를 가진 뒤 대전 선수단에 대해 2주일간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가도록 했다. 이로 인해 대전의 남은 2경기, 26라운드 안양FC전과 27라운드 경남FC전은 자동 연기됐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 단체훈련이 금지되고 재소집 후 최소 훈련시간을 주려면 최소 2주일 이상 지나야 대전의 경기가 재개된다.

여기에 대전과 경남이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놓여 있기 때문에 1부리그 승격이 걸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도 덩달아 연기된다. K리그2 시상식 날짜도 당초 11월 9일에서 더 늦추기로 했다.

앞서 프로야구에서 확진 선수가 발생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프로야구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K리그에도 코로나19 직격탄이 떨어지자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선수단 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선례는 지난 8월 일본 J리그에서 이미 터졌다. 당시 사간 도스의 선수와 구단 직원 10명이 코로나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사간 도스 사태가 발생한 뒤 보건당국 대책조사반이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방역지침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았던 사례들이 나왔다. 지적받은 사례는 ▶클럽하우스에서 마스크 없이 대화 ▶뷔페 스타일의 식사에서 식기류 공유 ▶선수단 급수 타임에 마스크 없이 이동 ▶훈련장에 선수들 개인 수건 방치 ▶그라운드에서 침뱉기, 양치질 등 금지수칙이 습관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조사반이 우려한 것은 직원-선수단 설문 결과 동거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식사를 했다는 답변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었다.

현재 K리그를 돌아보면 경기장이나 훈련장에서의 방역수칙은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다. 각 구단들은 모두 선수들 개인 물병에 이름을 적어 사용하고 있고, 벤치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일상이 돼 있다. 하지만 일부 경기 중 세리머니 과정에서나 관중 입장 허용 이후 일부 육성 응원이 나오는 등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통제권 밖의 영역이다. 이번 대전 사례처럼 선수가 외출 후 지인과 회식하는 과정에서 감염되는 경우를 차단할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훈련장에서는 철저하게 관리가 되지만 귀가한 뒤 사생활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면서 "선수들에게 조심하라고 귀가 따갑도록 주지시키는 방법 외에는 딱히 없지 않느냐"고 입을 모은다.

특히 K리그1의 경우 이번 주말 정규시즌 종료 뒤 장기간 비시즌 휴가에 들어가는 것도 구단 직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한 시즌간 고생한 선수들이 휴가를 맞아 긴장감이 풀어질 수 있고, 구단과 연맹이 통제할 수 없는 사생활 영역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구단들은 "프로 선수는 일반 직장인과 다르다. 개인생활 영역에서 방역지침에 대해 더 엄격하도록 스스로 정신무장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맹은 "비시즌 이후 선수단 소집 시 코로나 진단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 하고, 선수단 개인 방역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