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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김태균 은퇴' 떠나는 황금 세대, 다음 '슈퍼스타'는 언제 탄생하나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김태균이 은퇴를 선언했다. '황금 세대'가 하나둘 떠난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은 21일 구단을 통해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최근 기량이 하락하면서 성적과 플레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그는 올 시즌 1군 출장에 그쳤고, 8월 중순 부상까지 겹치며 2군에 내려갔다. 김태균은 "팀의 미래를 위해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내가 은퇴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은퇴 경기도 고사한 그의 1군 마지막 경기는 8월 15일 삼성전이 됐다.

해외 진출 기간을 제외하고, 2001년부터 지금까지 한화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자 한화를 상징하는 선수 중 한명인 김태균은 개인 커리어 뿐 아니라 KBO리그의 '황금 세대' 주역 중 한명이다. 1982년생 동갑내기인 이대호(롯데) 정근우(LG) 오승환(삼성) 등이 모두 '슈퍼스타'로 명성을 알렸고, 이들의 최전성기일때 한국야구도 함께 부흥기를 맞았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끌었던 올림픽 대표팀의 주역들이기도 했다. 당시 베이징에서 거둔 대표팀의 금메달은 KBO리그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엄청난 영광을 가져온 성과였다. 김태균을 비롯한 대표팀 주역들이 KBO리그에서도 최고 스타로 군림했고, KBO리그는 탄생 이후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를 르네상스 호황기를 누렸다. 이 세대는 이후로도 몇년 간 리그와 대표팀에서 영광의 시기를 함께 했다.

이제는 베이징 주역들이 하나둘 그라운드를 떠나는 시기다. 당시에도 베테랑이었던 진갑용이나 이승엽, 이종욱, 이진영을 제외하고도 중간급에서 가장 활기를 띄웠던 선수들이 유니폼을 벗고 있다. 김태균이 동갑 친구들 중에 가장 먼저 은퇴를 결심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현역 연장 혹은 이적, 은퇴라는 기로에 서있는 시기다.

'황금 세대'가 저물면서 KBO리그는 동시에 '새로운 슈퍼스타'의 부재를 절감한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 등 맹활약 중인 젊은 선수들도 분명 눈에 띄지만, 김태균의 최전성기 시절 그와 동료들의 모습처럼 성적과 스타성까지 모두 지닌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있다. 과거에 비해 선수들의 자기 관리나 기량 향상, 기술력은 월등하게 좋아졌으나 선수 개개인의 화제성은 예전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지금도 야구팬이 아닌 대중들까지 이름을 알만 한 최고의 야구 스타는 '황금 세대' 당시 가장 막내급이었던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같은 해외파 혹은 김현수(LG) 양현종(KIA) 같은 80년대 후반생들이다.

개인 성적면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파를 압도하면서 주목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10년전 성적표와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2008년 투수 평균자책점 순위 10위권 내에 외국인 투수는 1명, 2009년에는 2명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10위권 내 국내 선수가 2명에 불과하다.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감과 성적이 월등하게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 대형 스타가 등장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됐다. 물론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압도하지 못하는 기량의 차이도 분명히 있다.

김태균의 은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제 KBO리그 르네상스 시절을 함께 했던 선수들과의 작별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점이 찾아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KBO리그는 다음 '슈퍼스타'들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