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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KBO 최초' 하루 2번 나온 누의 공과, 2루 지나친 '깜빡 실수'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SK 와이번스 채태인의 별명 중에는 '채럼버스(채태인+콜럼버스)', '채름길(채태인+지름길)'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 2011년 5월 3일 범한 유명한 실수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당시 1루 주자였던 채태인은 다음타자 신명철의 타구 때 2루를 돌아 3루를 향했지만, 이 공이 잡힌다고 판단하고 다시 2루를 밟고 1루 쪽으로 귀루했다. 하지만 이 타구는 안타가 됐고, 마음이 급했던 채태인은 엉겁결에 마운드와 2루 사이 잔디를 가로질러 3루로 달려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던 것.

이처럼 주자가 진루 또는 귀루시 순서대로 밟아야할 베이스를 지나치는 행동을 가리켜 '누의 공과'라고 부른다. 다만 누의 공과는 그 자체로 바로 아웃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수비 측의 어필이 반드시 있어야한다. 심판은 주자의 발이 베이스를 밟는지 여부를 지켜봤다가. 수비 측의 어필이 나올 경우 아웃 또는 세이프 여부를 확인해준다.

좀처럼 보기 힘든 기본적인 실수다. KBO리그가 지난 1982년 출범한 이래 지난 16일까지 총 39시즌 동안 34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말 그대로 1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장면. 그런데 17일에는 대전과 창원에서 1번씩 나왔다. 누의 공과가 하루에 2번 발생한 것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대전에서 열린 삼성-한화 이글스의 더블헤더 1차전 한화 이동훈의 역대 35호 누의 공과는 천신만고 1승을 날려버린 허무한 실수였다. 이동훈은 양팀이 4-4로 맞선 8회말 1사 1루에서 대주자로 투입됐고, 임종찬의 1,2루간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이동훈은 임종찬의 타구 방향을 확인하느라 뒤를 돌아보다 2루를 밟지 않고 돌았다. 이를 캐치한 박해민이 김상수에게 전달했고, 정확히 지켜봤던 2루심은 다음 타자 김민하의 타석에 앞선 김상수의 문의에 즉각 아웃을 선언했다.

누의 공과는 비디오 판독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방송 카메라에 잡힌 화면에도 이동훈이 2루를 밟지 않은 모습이 잡혔다. 1사 1,3루 찬스는 2사 1루로, 안타는 우익수 앞 땅볼로 바뀌면서 임종찬은 졸지에 안타 하나를 날렸다. 이동훈이 주로 대주자로 출전하는 선수임을 감안하면 특히 뼈아픈 실수였다. 다음 타자 김민하가 중전 안타를 때려냈지만,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아쉬움이 배가됐다. 결국 한화는 무승부의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창원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 전에서는 KBO 대표 준족 박민우의 36호 누의 공과가 나왔다. 박민우는 3회말 1사 1루에서 양의지의 중견수 플라이 때 2루를 지나쳐 3루로 향했지만, 이 공이 잡히면서 급하게 귀루하는 과정에서 2루를 밟지 않았다. 롯데 야수들의 지적에 따라 박세웅이 다음 타자 나성범의 타석을 앞두고 2루에 공을 던져 박민우를 아웃시켰다.

홈런을 치고 누의 공과를 범할 경우 홈런이 취소되고 3루타 후 아웃으로 기록된다. KBO리그에서는 1999년 4월 21일 송지만 현 KIA 타이거즈 타격코치(당시 한화 이글스), 2003년 8월 7일 외국인 선수 이지 알칸트라(LG 트윈스)가 이 같은 실수를 범했다. 이를 지적한 사람은 각각 김성근 당시 쌍방울 감독, 그리고 박경완 현 SK 와이번스 감독 대행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