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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사실상 멀어진 KIA 가을야구의 꿈, 'FA 대거 발생' 내년을 더 잘 준비해야 한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 가을야구의 꿈은 사실상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KIA는 남은 13경기를 모두 이겨야 5강 진입의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LG 트윈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0대9로 패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절대적 열세였던 팀과의 반전은 없었다.

KIA는 5위 KT 위즈와 5.5게임차 6위에 랭크돼 있다. 자고 일어나면 2위부터 5위까지 순위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5위로 내려앉은 팀이 5연패 이상을 하길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또 KIA가 5연승 이상 한다는 보장도 없다. 유관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남은 경기는 관중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5강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시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리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 구단 창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인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긴 뒤 제로 베이스에서 주전이 정해졌다. 코로나 19 여파로 미국 스프링캠프와 국내에서의 자체 청백전, 팀간 교류전 등 기존보다 훨씬 길어진 비 시즌을 보내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거의 모든 선수들을 테스트 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에 납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아예 기회조차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1군 멤버가 정해졌다면,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이' 대신 '잇몸'으로 시즌을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도 윌리엄스 감독의 제로 베이스 덕분이다. 주전 선수의 부상이 발생하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를 잘 선택했다. 활용할 수 있는 야수 자원의 폭이 좁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투덜대지 않았다.

구단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 시즌 장영석의 영입을 시작으로 홍상삼 나주환을 무상으로 데려왔고, 류지혁과 김태진 장현식을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했다. 물론 장영석은 제 몫을 해주지 못해 시즌 초반 2군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고, 류지혁은 트레이드 된 지 일주일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그래도 홍상삼 없이 불펜이 버틸 수 없었고, 김태진이 돌아오기 전까지 나주환 없이 '핫 코너'를 지킬 수 없었다. 장현식도 트레이드 되자마자 필승조로 투입됐다.

이렇게 내년을 기대할 만한 긍정 포인트도 있지만, 더 큰 걱정거리도 있다. 자유계약(FA) 선수들 때문이다. 2020시즌이 끝나면 주로 베테랑들이 두 번째 FA를 맞게 된다.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해 최형우와 나지완 김주찬이 FA 자격을 얻는다. 헌데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등 해외진출로 마음을 굳힌 상황이다. 도전이 또 다시 현실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KIA로 돌아올 수 있겠지만, 양현종의 마음은 해외로 쏠려있다. SK 와이번스가 김광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 이번 시즌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봤기에 KIA도 양현종이 빠진 뒤 선발진을 잘 추스려야 하는 중요한 미션이 기다리고 있다.

최형우는 그야말로 팀 내 해결사다. 올 시즌 그를 빼고 팀 타격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최형우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내년 서른 아홉이지만, 이번 시즌 지명타자로 돌아서면서 향후 자신이 설 포지션을 찾았고 2년 정도는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몸값이 관건이다. 코로나 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팀 전력 보강을 노리는 팀들이 KIA보다 더 주머니를 크게 열 경우 최형우가 움직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나지완은 올 시즌 타이거즈 최다 홈런에 등극하는 등 부활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년 37세가 된다. 나지완만큼 장타력을 갖춘 선수가 없긴 하지만 구단이 적극적으로 매달려 FA 계약을 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 내년 41세가 되는 김주찬은 올 시즌 6월 초반 반짝 한 것 빼곤 1군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 사실상 은퇴 수순인 듯 보인다.

KIA는 올해보다 내년을 더 걱정해야 할 듯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