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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프리토크]김건형 마주할 KT 이강철 감독 ''김기태 아들' 아닌 '한 선수'일 뿐'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릴 때 본게 엊그제 같은데…"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예비 신인' 김건형과의 추억을 이렇게 떠올렸다.

KT는 21일 열린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김건형을 8라운드 지명했다.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아들인 김건형은 국내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았지만, 미국 대학리그를 거쳐 아마추어 야구팀에서 활약하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지난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진행된 공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김건형의 지명 가능성은 반반이었지만, KT는 그가 보여준 잠재력을 택했다. 김건형이 KT 유니폼을 입으면서 김 전 감독과 이 감독 간의 인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감독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현역 시절(삼성) 때 한 번 만나본 것 같다. 그땐 어릴 적"이라고 미소를 띄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억은 추억일 뿐.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정은 사치일 뿐이다. 프로 입단의 꿈을 이룬 김건형이지만, 생존 가능성이 녹록진 않다. 멜 로하스 주니어, 배정대, 조용호 뿐만 아니라 강백호까지 외야수로 활용할 수 있는 KT의 뎁스를 고려하면 김건형이 과연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진 미지수다. 트라이아웃 당시 거론된 타격 능력이나 군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 무엇보다 지난해 취임 이후 공평한 기회와 일관성을 앞세워 팀을 다져온 이 감독의 엄격한 잣대를 피하기 어렵다.

이 감독은 "트라이아웃 영상을 보니 나쁘진 않더라"며 "타격 폼도 그렇고, 아버지를 닮지 않아 발은 좀 빠른 것 같더라"고 농을 쳤다. 그는 "미국 시절 열심히 노력해 대학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하고, 성격도 좋다고 한다"며 "우리 팀 외야 상황이 어렵진 않다. 스카우트팀에겐 '(실력-가능성이) 괜찮다면 선발해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기태의 아들'이 아닌 한 선수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나도 그렇게 볼 것이고, 본인도 그런 부분에서 오히려 더 긴장을 하고 들어올 것"이라며 "와서 잘 하면 개인이나 팀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