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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S존 헷갈리고, 수비 반응 늦고…' 길어지는 '팔카 딜레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팔카가 1루수를 맡아주는 그림이 최선이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지난 10일 이성규를 말소하면서 "그동안 1루 수비 때문에 엔트리에 뒀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성규가 빠진 뒤 팔카는 5경기에 1루 미트를 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수비 범위가 문제였다. 타구에 대한 반응이 빠르지 못했다. 17일 대구 KIA전에서도 잡을 수 있는 땅볼 타구를 늦은 반응으로 우익수 쪽으로 빠뜨렸다.

허삼영 감독은 다음날인 18일 KIA전에 앞서 팔카의 1루 수비에 대해 고개를 갸웃했다. "미국에서도 1루수로 200경기 이상을 뛰었는데 움직임이 정상은 아닌 것 같다"며 "펑고를 받을 때 잘 움직이는데 타구에 따라 멈칫 멈칫한 모습이 보인다. 아무래도 캠프를 못한 상태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팔카가 1루 수비에 문제를 보이면서 18일 KIA전에는 이원석이 1루로 이동했다.

팔카는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선발 라이블리를 상대로 KIA가 좌타자를 무려 6명이나 배치한 상황. 전날 같은 느린 반응의 수비로는 왼손 타자의 빠른 타구를 막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팔카가 지명타자로 돌아가면 삼성의 야수 활용 폭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는 김동엽이 지명타자 대신 외야 수비를 봐야 한다는 부담도 생긴다.

살짝 적응 기미를 보였던 타격 흐름도 다시 차갑게 식었다.

11일 롯데전부터 15일 KT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다. 그 중 13일 LG전과 15일 KT전에서는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18일 KIA전에 2타점 적시타를 날렸지만 그게 전부였다. 다음날인 19일 대구 키움전에서 삼진 2개 포함,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근 3경기 13타수1안타.

급기야 20일 대구 키움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날 합류한 이성규가 1루로, 김동엽이 지명타자로 나서 홈런 두방을 날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거포가 없는 삼성 타선의 해결사에서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

데뷔 초기 집요했던 바깥쪽 공에 팔카가 어느 정도 적응하자 이번에는 몸쪽 승부로 팔카를 괴롭히고 있다.

17일 KIA전에서는 몸쪽으로 넓게 잡아준 스트라이크 존에 삼진을 두차례나 당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헷갈려 하고 있다. 결국 한국의 S존에 적응해야 하는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홈플레이트에서 뚝 떨어져 서있는 위치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게 원래 떨어져서 치는 유형인데 지금은 존이 왔다 갔다 하니까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수에서 이어지고 있는 팔카 딜레마.

삼성이 그토록 원했던 진짜 거포의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허삼영 감독은 "100타석은 봐야 한다"고 말한다. 19일까지 경기를 치른 팔카는 97타석을 채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