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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캉스·추캉스족, 코로나19 재확산에 추석연휴 수도권 대신 제주·강원 지역 호텔 몰려

추석 황금연휴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호텔업계의 희비가 지역별로 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놓인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한 호텔은 객실 절반 이상이 비게 돼 울상인 반면, 강원도 제주 등 지방에 위치한 리조트와 호텔의 객실 예약률은 수도권과 달리 급격히 늘고 있다.

업계는 늦은 바캉스와 모처럼만의 5일 황금연휴 기간을 맞이한 직장인들의 여행 수요, 해외 출국 제약으로 청정 지방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각 지역의 호텔을 비롯한 리조트, 골프장 예약은 줄줄이 마감 행렬을 기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신라호텔은 올 추석 연휴인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의 예약률이 30~4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특급호텔과 리조트를 함께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추석 연휴 기간 예약률을 살펴보면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시내 특급호텔인 더플라자 예약률은 40~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롯데호텔은 아예 예약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수도권 호텔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이어지면서 추석 연휴 기간 예약률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제주와 강원, 동해 등 지방 지역 호텔들은 수도권과 정 반대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중 제주 신라호텔의 추석 연휴 예약률은 약 80%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롯데호텔 역시 80%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의 5성급 호텔 예약률은 평균 70~80% 수준을 보이는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객실 예약을 80% 가량만 받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객실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 볼 수 있다.

현재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5일간 제주도 관광 인원은 약 19만8000명 규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5일 간 하루 평균 약 4만여 명이 입도하는 셈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3만6790명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16.4% 줄어들긴 했지만 여름 성수기 입도객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강원도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 양양·삼척 쏠비치 모두 추석 연휴 첫날인 이달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전 객실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 평창 용평리조트 역시 연휴기간 예약이 꽉 찬 상태이며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와 켄싱턴호텔 설악 등도 80~100%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충남 서해안 주요 관광지에 걸친 리조트도 예년 이맘때와 같이 예약률이 100%를 기록했다. 태안을 비롯, 보령과 대천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리조트들 역시 예약률 83%를 훌쩍 넘겼다. 현재까지도 예약 문의가 이어져 실제 투숙률은 이보다 높을 것이라 업계는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파가 몰리는 여름 휴가철을 피해 늦은 바캉스를 즐기려는 '늦캉스족'과 추석 연휴기간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추캉스족'이 청정지역이라 불리우는 강원도로 대거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밀접한 실내 대신 탁 트인 야외에서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자 골프장 예약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골프장의 경우 최대 호황기를 맞은 모습이다. 춘천의 한 골프장은 다음 달 15일까지 부킹이 전혀 되지 않고 있으며 천안의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추석 연휴 1~2자리를 제외하고 예약이 모두 끝난 상태다. 세종의 한 골프장 역시 사전 예약이 마감됐다.

골프장 관계자는 "저녁 술자리보다 운동으로 친목을 다지는 소규모 모임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연휴 기간 해외로 나가는 인원이 줄고 고향을 찾지 않게 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한편 호텔·리조트 업계는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에 내심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부담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이벤트 등도 마련하고 싶지만 자칫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더해질까 걱정되는 탓이다.

여기에 정부가 연휴 기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한 만큼, 앞으로 취해질 거리두기 수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호텔·리조트 업계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된 지난 4월 말과 8월 중순 연휴 기간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자체 역시 추석에 가급적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하며 비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공공 미술관과 공연장 등 공공시설들은 운영을 중단하고 방역 강화에 나섰다. 사우나나 실내 워터파크 역시 조기 운영 중단 조치를 마련했다.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은 면회를 금지하며 사전 예약제를 병행한다. 전통시장 200여 곳과 물류시설에 대한 방역관리 실태도 점검한다. 공공 문화 체육시설은 모두 휴관하며 추석 행사 역시 전면 취소됐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