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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이병규처럼 폭풍성장' 하루하루 커가는 한화 신예들 항한 기대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린 선수들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변화의 폭이 크다. 대학 시절 '적토마' 이병규(현 LG 트윈스 코치)가 그랬다."

올시즌 1군을 밟은 한화 이글스 신예 선수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1군의 부름을 받았을 때는 떨렸는데, 최원호 감독(대행)님이 계셔서 마음이 편해졌다'는 이야기다.

지난 겨울 한화 퓨처스팀 감독으로 선임될 때부터, 최원호 감독대행은 노쇠한 팀의 리빌딩을 이끄는 존재였다. 1군 사령탑을 맡은 뒤로는 더욱 그렇다. "어린 선수들이 기대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는 말은 최 대행의 입버릇이 됐다.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시즌 30승에 도달했다. 'KBO 사상 첫 단일 시즌 100패'의 압박감 속에도 무너진 선발진을 재건하고, 신예 선수들로 차곡차곡 불펜을 개편하는 한편 어린 야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범수와 김민우가 베테랑 장시환과 더불어 선발진에 자리잡았고, 강재민 윤대경 김종수 등 빛을 보지 못했던 어린 선수들이 불펜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최 대행은 신예 기용의 어려움에 대해 선수 시절인 1996년 현대 유니콘스의 예를 들었다. 당시 김재박 전 감독은 전 시즌 홈런 4위(21개) 강영수 대신 신인 박재홍을 중용했다. 박재홍은 시즌 첫해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고, 이후에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며 KBO 레전드로 남았다. 선수 보는 눈과 과감한 시도가 맞아떨어진 경우다.

최 대행은 "박재홍이 시즌초부터 잘했기 망정이지, 4~5월 조금만 부진했으면 감독에게 큰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라며 "선수 보는 눈과 상황이 잘 맞물려야한다. 강재민 같은 선수가 기회를 잡았을 때 좋은 결과물을 내고 자리잡고 있어 기쁘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한화의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 코로나19 후폭풍으로 2군이 올스톱되는 바람에 9월 내내 엔트리 변화가 거의 없다. 외국인 선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벨도 각각 피로 누적과 부상으로 빠졌다. 인원 충원 없이 김진욱 김이환 장민재 등이 이들의 자리를 힘겹게 메우고 있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2군 선수들은 23일 퓨처스리그 재개 후 1군 등록을 노크할 전망이다.

최 대행은 "올해처럼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좀더 경험을 쌓아야한다. 점수차가 많이 벌어진 경기라도, 1군은 2군 경기와는 긴장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 변화의 폭이 눈에 띄게 크다는 것. 2군이 안정화된 뒤 기대할 만한 선수로 선발 오동욱 박주홍, 불펜 윤호솔 장웅정, 내야 박정현 조한민, 외야 유장혁 이동훈 등을 꼽았다.

최 대행은 단국대와 LG 트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병규 코치의 기억도 떠올렸다. '매년 무섭게 성장한 선수'의 예다.

"이병규가 대학교 1학년 때는 비쩍 마른 체형이었다. 몸을 만들면서 2학년 때는 국가대표팀에 뽑혔다. 2학년 겨울쯤 되니까 몸이 엄청나게 탄탄해지더라. 지금 한화의 어린 선수들 대부분 대학생 나이 아닌가. 하루하루가 다르다. 환경과 지도자, 1군 경험 여부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