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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인터뷰]'끝내기 사구' 정진호 '153㎞ 직구 못 피해…고우석 사과 괜찮다'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주변에서 '승리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하는데, 못 피한 거다. 초구에 153㎞ 직구라 피할 틈도 없었다."

행운과 기록의 사나이. 정진호(한화 이글스)는 15일 KBO 역대 19번째 '끝내기 사구'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월 17일 롯데 자이언츠 전 때는 '끝내기 보크' 당시 타석에 서 있었다.

두산 베어스 시절에는 4⅔이닝만의 '최소 이닝 사이클링히트', 두 차례의 인사이드파크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독특한 행운이 뒤따르는 선수다. 16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15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정진호는 "매년 이상한 기록 하나씩은 세우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연장 10회말 주자 만루에 들어서는 기분은 어떨까. 정진호는 "고우석이 공이 빠른 투수니까 배트 중심에만 맞추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빠른 공이 나한테 날아왔다. 보호대 없었으면 병원에 있었을 것"이라며 아찔했던 순간의 속내를 유쾌하게 표현했다. 팀 동료들이 '선기쁨 후걱정'을 하더라며 웃기도 했다.

전날 화제가 된 고우석의 사과 상황은 어땠을까. 이날 고우석은 한화의 승리 세리머니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진호에게 모자를 벗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진호는 "처음에는 몰랐다. (1루에)뛰어갔다 오는 길에 더그아웃 앞에 고우석이 서서 인사하는 모습을 봤다. 괜찮다, 들어가라고 했다."고 답했다.

정진호의 야구 인생 첫 끝내기 밀어내기 타점이다. 정진호는 "만루에서 사구는 물론 처음이고, 볼넷도 없었다"고 답했다.

여러모로 잘 풀리지 않은 한화에서의 첫 시즌이다. 타율 2할8푼9리, OPS 0.711을 기록중이지만, 부상으로 빠진 경기가 많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1할6푼에 불과하다. 주자 만루에서의 성적은 전날 경기 전까지 9타수 무안타였다. 정진호는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원래 득점권에 잘 쳤었는데, 올해는 잘 안 된다. 만루 뿐 아니라 3루에만 (주자가)있어도 잘 안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성적도 아쉽고, 부상도 아쉬운 시즌이다. 이기고 싶은데 제 마음대로 안되니까 속상하다. 시즌 100패만은 하고 싶지 않다. 남은 시즌 한 경기 한 경기, 간절하게 뛰겠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