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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상장하는 카카오게임즈, IPO 앞두고 호재와 악재

'IPO 흥행 대박, 이어질까?'

카카오게임즈가 드디어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일 금융위원회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9월 1~2일 공모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공모 이후 일주일을 전후해 상장하는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즈는 9월 둘째주에 비로소 코스닥 상장사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SK바이오팜에 이어 게임사 미투젠에도 기록적인 청약액이 몰리는 등 IPO 시장이 활황세인 상황이라 과연 카카오게임즈가 그 흥행을 이어갈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는 향후 상장을 준비중인 다른 게임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어 게임업계에서도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좋은 분위기, 신중한 행보

카카오게임즈는 BTS(방탄소년단)을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올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빅히트 역시 지난 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적격 판정을 받았기에, 1~2개월 내에 코스피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빅히트의 2대 주주가 넷마블로, 지분 25.1%를 보유하고 있기에 역시 게임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이미 SK바이오팜은 역대 공모 최고액인 31조원을 끌어들이며 IPO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주식 계좌를 만들게 할만큼 'IPO 광풍'을 일으킨 바 있고, 이후 이어진 공모주들이 연일 경쟁률 최고치를 기록할만큼 시장의 분위기는 달아오른 상태다. 지난 6일 마감한 소셜 카지노 게임사인 미투젠은 전체 공모액이 863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일반 청약은 10%에 불과했음에도 불구, 청약액은 8조 7316억원을 찍었고 경쟁률이 1010.87대1을 기록하는 등 공모 활황세에다 비대면 경제의 최고 수혜주인 게임주의 후광까지 더해지면서 대박을 쳤다.

하지만 일단 카카오게임즈는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외시장에서 2만원대 정도를 횡보했던 주가는 상장 계획이 본격화 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 7일 6만 9500원(피스탁 기준)까지 찍기도 했지만 공모 희망가는 2만~2만 4000원으로 차이가 큰 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에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해외에선 중국의 텐센트와 넷이즈 등 4개 게임사의 PER(주가수익비율)와 비교해 가격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만약 공모 희망가가 최대 2만 4000원으로 결정될 경우, 공모액은 3840억원이며 이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1조 7569억원에 이른다.

만약 기관 청약이 상단가 이상에 몰릴 경우 공모가와 공모액이 모두 증가할 가능성도 있지만, 어쨌든 이 정도로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펄어비스에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4번째(7일 현재)로 시총이 높은 게임사로 등재될 수 있는 상당한 규모라 할 수 있다.

▶호재와 악재의 교차

사실 공모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후의 주가 흐름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창사 이후 최고의 실적을 올릴 때에 맞춰 상장을 하기에 화려하게 시장 데뷔를 할 수는 있지만, 특히 중소 기업들이 많이 두드리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덩달아 주가도 하락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따라서 카카오게임즈로선 다소 거품이 낀 현재 공모 시장의 분위기에 편승하기 보다는 다소 평범하게 공모가를 정하고, 내실을 다지며 이후 주가 상승을 노리는 전략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기관 청약에서 경쟁률이 기대 이상으로 나온다면 공모액은 SK바이오팜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10조원은 가볍게 넘어 20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이는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는데, SK바이오팜은 상장 이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최대 5배 이상의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새내기주인 카카오게임즈로선 상당한 호재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최근 카카오가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회사 카카오게임즈의 성적표도 공개됐는데, 올 상반기 매출 2030억원과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 지난해 3910억원의 매출과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매출면에선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영업이익에선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아무래도 퍼블리싱에 주력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계로 지적된다. 개발과 퍼블리싱을 동시에 하는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이 30~40%, 심지어 50%를 넘기도 하는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에 비해 상승했다고는 해도 10% 머무는 것은 앞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 '패스 오브 엑자일' 등 온라인게임, 그리고 '달빛조각사', '가디언 테일즈',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와 같은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올해 크래프톤에서 개발중인 온라인게임 '엘리온'과 모바일 MMORPG '오딘' 등을 퍼블리싱 할 예정이지만 이와 별도로 엑스엘게임즈, 프렌즈게임즈, 카카오VX, 라이프엠엠오 등 개발 자회사를 통해 새로운 게임 IP와 게임을 다양하게 활용한 콘텐츠 등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이번 공모 자금으로 국내외 신규 IP 확보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만 당분간 퍼블리싱이 핵심 매출원인 가운데, 최근 출시 후 좋은 반응을 얻었던 '가디언 테일즈'에서 불거진 성별 갈등 논란은 사업의 근간을 흔들면서 IPO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깔끔한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글로벌 게임 산업 내에서 강력한 플랫폼에 기반한 우리만의 강점을 시장에 알리고 향후 신사업을 통한 성장성을 어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더욱 책임 있는 경영을 이어나가고,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이정표로 삼겠다"고 밝혔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