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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프리토크]'노게임에 발끈' 허문회 감독 작심발언 '우천 취소 납득 못해'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당연히 30분 더 기다려서 재개할 거라 생각했다. 경기의 승패를 떠나 황당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그렇게 안하기로 했지 않나."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전날 주심의 우천 취소(노게임) 선언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롯데와 SK 와이번스 전은 롯데가 정훈과 이대호의 홈런을 앞세워 3대1로 앞선 3회초 도중 쏟아진 비로 취소됐다. 7시 17분경 처음 경기 중단이 선언됐고, 8시 3분 노게임 결정이 내려졌다. 4연승을 꿈꾸던 롯데에겐 안타까운 판정이었다.

허문회 감독은 전날 우천 취소 결정에 대해 "아쉬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내 작심한듯 "이해가 안 된다. 심판진의 해명을 듣고 싶다"며 뜨거운 속내를 드러냈다.

"당연히 30분 더 (비가 그치기를)기다릴 거라 생각했다. 어제 잠실 경기는 1시간 넘게 기다려서 결국 끝까지 하지 않았나. 우리도 전에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때 1시간 20분을 기다린 적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규정이 바뀐 것 아닌가. 선수들 모두 당연히 경기할 줄 알고 준비하고 있었다. (비가)어지간하면 강행하기로 했고, 실제로 그렇게 해오지 않았나. 막상 취소되고 나서 비가 많이 오지도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막부터 일정이 많이 밀린 상황이다. KBO는 144경기 모두 치르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 한국시리즈 등 포스트시즌이 홈구장과 무관하게 고척돔에서 몇경기나 치러질지 모른다. 거듭된 우천 취소로 인해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71경기만을 소화한 상태다. 향후 몇번의 더블헤더와 연전을 치러야할지 모른다.

허 감독은 많은 경기수를 남겨둔 것에 대해 "마음이 급하다기보다 긴장이 된다.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 7월 28일 사직 NC 전에서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경기를 재개, 정훈의 끝내기 홈런으로 11대9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인천 경기가 취소된 5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정규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밤 11시 53분까지 5시간 23분의 혈전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부터 1시간이 늦어졌고, 경기 도중에도 또 우천으로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됐다.

다소 무리한 진행일 수 있지만, '코로나 시국'임을 감안해 이 같은 강행군을 선수들도 모두 이해하고 있다. 반면 인천 경기의 취소는 너무 빨랐다는 게 허 감독의 지적이다.

허 감독의 격한 심경 토로는 계속됐다. 그는 "주심의 해명도 없었다. 한번 비오고 나서 방수포를 걷으면서 '8시에 다시 시작한다'고 했는데, 그 다음에 바로 경기를 취소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이해가 안된다. KBO가 일관성 있게 규정을 적용해야 되지 않겠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고 있던 경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3회초인데)누가 이길지 모르는 경기다. 그런데 장원삼이 준비를 정말 잘했다. 웨이트장에 산다. 야구 선배로서 준비를 이렇게 열심히 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선수들도 다 안다. 고참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으›X으›X 했다.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중단됐을 때도 안에서 다 경기 준비하고 있었다. 취소될 거란 생각도 못했는데…(장)원삼의 상심이 컸던 것 같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있으니까 KBO가 있는 것 아닌가. KBO가 우천 규정을 좀 일관성 있게, 확실하게 정해서 적용해주기 바란다"면서 "오늘 새벽에 비가 참 많이 오더라. 내 마음 같았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