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감독님의 '8월 승부처' 말씀을 믿고 있다.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의 '8월 대반격'이 현실로 다가왔다. 롯데가 8월 시작과 함께 3연승을 달렸다. 박세웅 노경은에 이어 영건 서준원까지 7월 부진을 떨쳐냈다.
서준원에겐 7월 4일 SK 와이번스 전 이후 31일만에 맛본 승리이자 6월 11일 한화 이글스 전 이후 54일만에 펼친 무실점 피칭이었다.
서준원은 시즌 첫 10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5이닝 이상 버티지 못한 경기는 1경기. 염종석 주형광 장원준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영건 계보를 이을 투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7월 10일 두산 베어스 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조기강판 및 패배를 당했다.
이에 대해 허문회 감독은 "서준원은 실력 있는 선수다.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게 문제다. 앞으로 경험만 쌓이면 더 잘할 선수니까, 지도자로서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서준원이 지친 마음을 딛고 일어선 것도 주위 도움 덕분이었다.
"지난 3경기 동안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경기가 안 풀린다기보다 내가 해야할 것을 하지 못해서 답답했다. 자신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서준원은 7월의 부진에 대해 "안일했다"며 자책했다. 두산 전이 열리던 날, 오전부터 쏟아진 폭우에 '경기가 열리지 않겠구나' 싶어 마음을 놓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경기시작 3시간전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고, 그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서준원은 "이젠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너 자신을 믿어라'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서준원은 최고 시속 148㎞에 달하는 직구를 믿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83개의 투구수 중 직구가 52개였다. 고비마다 변화구보다는 자신있게 직구를 꽂아넣은 게 호투의 비결이었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초부터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8월 대반격'을 예고했다. 지난 1일 박세웅이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8월 대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2일에는 노경은이 7이닝 무실점 6탈삼진의 인생투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를 이어받은 서준원도 6이닝 무실점 쾌투로 화답했다. 롯데는 8월의 시작과 함께 3연승, 36승35패로 지난 6월 17일 이후 48일 만에 5할승패 마진을 플러스로 만들었다. 서준원도 "8월이 되니 팀이 잘 나간다. 감독님의 '8월 대반격' 말씀을 믿고 있다.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부활한 것은 서준원만이 아니다. 커리어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던 주장 민병헌도 3안타를 때려내며 컨디션을 가다듬었다. 조만간 돌아오는 샘슨이 에이스 스트레일리와 성공적인 원투펀치를 형성한다면, '치고 올라가는' 것도 꿈이 아니다. 샘슨은 이번 주말 1군 복귀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