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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머니' 홍성흔, 우등생 딸 vs 공부 불안 아들 '상극 남매' 교육 고민 [종합]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공부가 머니?' 홍성흔 부부가 달라도 너무 다른 '극과 극' 남매 홍화리-홍화철에 대한 교육 고민을 털어놨다.

4일 방송된 MBC '공부가 머니?'에는 베어스의 영원한 '홍캡틴' 홍성흔과 아내 김정임 씨와 출연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통산 다섯 번째 우타자 최초 2,000 안타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홍성흔은 신인왕부터 여섯 번의 골든 글러브까지, 대기록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현재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루키팀 정식 코치로 활약 중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 리그가 중단돼 국내에 머물고 있는 홍성흔은 이날 아내와 함께 '공부가 머니?'를 찾아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남매의 교육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성흔 아내는 "딸 화리는 눈 뜨면 바로 대치동에 공부하러 가려고 한다. 아들 화철이는 눈 뜨면 한강 공원으로 흙 퍼먹으러 가려고 한다. 둘이 너무 다르다"고 털어놨다. 홍성흔도 "그래서 우리 부부가 솔직히 말해서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부부 싸움이 잦다"고 고백했다.

올해 중3인 화리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상식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뇌섹녀로 거듭나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화리는 "독서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 휴대폰이 잠시 있었는데 그때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며 "휴대폰 중독이 너무 심했다. 근데 휴대폰을 뺏긴 이후로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화리는 휴대폰을 돌려받은 후에도 부족한 독서량을 채우기 위해 자진해서 휴대폰을 반납한 사실이 드러나 놀라움을 안겼다.

반면 초등학교 6학년인 화철이는 온라인 수업 준비하라는 말을 듣자마자 괴로워했다. 공부하기 싫어서 속이 울렁거린다며 '울라인 수업'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화철이는 "'화철아 공부해라'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불안하고 짜증 난다. 공부 불안증인 거 같다"며 자체적으로 분석까지 했다. 또한 "도보로 부산 왕복을 할 건지, 1시간 30분 동안 앉아서 공부를 할 건지 물어보면 난 걸어서 부산 갔다 올 거다"라며 극도로 공부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홍성흔 아내는 "내 인생을 건 남편의 어린 모습이다. 화철이를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한다"고 말했고, 홍성흔은 "나도 놀란다. 업그레이드된 홍성흔이라고 보면 된다"고 인정했다.

온라인 수업 준비를 위해 스트레칭까지 하는 화리와는 다르게 화철이는 마냥 침대에 누워서 뒹굴었다. 책상에 앉아 있기 힘들어하는 화철이를 지켜보던 전문가 금나나는 "의자 대신 짐볼을 사용하는 게 어떨까 싶다. 운동하듯 공부하는 트릭을 사용하면 좋을 거 같다"며 "실제로 미국에서 주의 산만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의자 대신 짐볼을 사용하게 했더니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과 집중력도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수업을 빠르게 끝낸 화리는 화철이의 방에 들어갔다가 게임만 하는 동생을 발견하고 응징을 가했다. 화리는 자기 할 일도 안 하고 게임만 하는 화철이를 한심하게 여겼지만, 화철이는 교묘하게 부모님과 누나의 눈을 피해 게임을 즐겼다. 엄마, 아빠의 인기척을 느끼면 게임용 휴대폰을 숨겨놓고 공부하는 척을 했고, 방송을 통해 이를 본 홍성흔은 "우리 머리 꼭대기에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부하기 싫은 화철이가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장난을 칠 때도 화리는 혼자 방안에서 공부에 집중했다. 매일 공부 계획을 짜놓고 공부하는 화리의 모습에 이병훈 전문가는 "최상위권 학생의 느낌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심한 사춘기로 성적도 많이 떨어지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홍성흔은 "우리 딸이 아닌 줄 알았다. 미국에 갔다가 돌아왔는데 난 딸에게 강아지보다 못한 존재였고, 딸은 공부랑도 담을 쌓은 시기였다. 화리가 감정 기록하는 노트를 우연히 봤는데 분노를 쏟아냈더라. 우리 딸이 이런 말을 쓸 줄 몰라서 쇼크를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행스럽게도 화리는 중3이 되면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고, 이에 대해 홍성흔과 아내는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화리는 영어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고, 영어 지문을 창문에 적으며 보드로 활용했다. 이를 본 안현모는 "나도 공부를 저렇게 했다. 수시로 쉽게 볼 수 있어 효과적이다"라며 '필기나 메모할 때 이미지를 그려 놓으면 더 기억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또 금나나는 "울면서 공부하는 화리를 충분히 공감한다. 나도 30대 초반까지는 울면서 공부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을수록 그런 스트레스는 그림자 같다.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안 받으려고 하면 더 힘들고 건전한 나만의 해소법을 찾아내서 습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화리는 특히 언어에 대해 남다른 호기심과 재능을 보였다. 7세에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는가 하면 중국어를 독학으로 배운 것에 이어 방학마다 짧은 시간을 할애해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등 총 4개 국어에 능통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화리는 "더 꼼꼼하게 하기 위해서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학원 많이 다니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내신대비도 해야 하고 더 좋은 학원을 찾아갔지만 여건이 안돼서 못 다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금나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세 가지가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인데 화리가 세 가지 언어를 사용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장점"이라며 "새로운 언어를 모국어럼 배울 수 있는 시기는 어린 시절로 정해져 있다. 본인이 소화할 수 있다면 틈틈이 언어 습득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현모는 "언어의 가짓수를 늘리기보다는 모국어와 외국어 하나는 깊이 있게 공부하길 추천한다"며 "원어민이 아닌 원어민 지식인처럼 외국어를 하도록 노력하면 좋을 거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화리-화철 남매의 공부 스타일을 지켜보던 금나나는 "성향이 극과 극이라서 맞춤형으로 각각 조절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화리는 승부욕이 강하니까 최대한 자극해주면 좋을 거 같다"며 "실패하더라도 승부욕 강한 사람은 좌절하지 않고 분발하게끔 된다. 언어를 잘하니까 수학 경시대회 문제집 같은 거를 많이 풀고 대회에도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부를 힘들어하는 화철이에 대해서는 "공부 외에도 진로가 많다. 굳이 학업 성적 낮다고 열등아라는 꼬리표 달지 말고 공부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최소한의 공부를 하면서 진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집중해서 쌓도록 유도하는 게 좋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