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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1일만의 승리' 롯데 서준원 '8월 대반격=현실, 감독님 기대 보답하고파'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3경기 연속 부진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알고 있는데 잘 안되더라. 오늘은 선배들이 선취점도 뽑아주시고, 수비도 잘해주셔서 편하게 던졌다."

3경기 연속 조기 강판의 아쉬움을 떨쳐낸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의 표정은 밝았다.

서준원은 4일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롯데는 1회부터 4회까지 13안타 5사사구 8득점을 따내며 SK 선발 핀토를 맹폭,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서준원은 지난 7월 4일 SK 와이번스 전까지 4승 1패, 평균자책점 3.9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10경기 중 9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해냈다. 염종석과 주형광, 장원준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이을 롯데의 영건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7월 중순 이후 3경기 연속 5회를 채우지 못하며 부진했다. 이날 승리는 서준원에겐 지난 7월 4일 이후 31일만의 승리다.

서준원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야 비로소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는 "3연패 하면서 자신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은 잘 던진 것 같다. 나 자신에게 100점을 줘도 되겠냐"며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부진을 떨쳐낸 원동력은 뭘까. 서준원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허문회 감독님부터 (정)보근이 형까지, '너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조언했다"면서 "내 감정을 어떻게 드러내고 숨기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오늘은 포커페이스가 잘됐다. 볼배합은 (정)보근이 형한테 맡기고 던지는데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1회 만루 위기 때도 '어차피 우리가 선취점 냈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던졌다는 것.

이날은 경기 전 오후 내내 장대비가 예고됐다. 하지만 정작 오후가 되자 먹구름은 가득 끼었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큰 비는 내리지 않았다. 오후 9시반을 넘어 더그아웃에서 서준원의 인터뷰가 진행될 즈음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서준원은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도 "(3연패의 시작이었던)두산 베어스 전 때 오전까지 폭우가 오다가 경기 3시간 전부터 갑자기 갰다. '경기 안할 것 같다' 싶어 안일하게 루틴을 안 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서 "이제 그런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최근 체중이 불지 않았다는 말에 "조금 그렇다. 그래서 저 자신과 약속을 하나 했다. 0.1kg 찔 때마다 만원씩 벌금을 낼 생각이다. 다행히 더 찌진 않았다"면서 웃었다.

롯데는 8월의 시작과 함께 3연승을 달리며 36승35패를 기록, 지난 6월 17일 이후 48일 만에 승점 마진을 플러스로 만들었다. 서준원은 "감독님이 꾸준히 '8월 대반격' 얘기를 하셨던 게 생각난다"면서 "감독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