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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던지면서 성장하는 소형준 '가장 까다로운 타자? 두산 오재일 선배님'

[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음을 비우고 하나, 하나씩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KT 위즈 고졸 신인 투수 소형준은 글자 그대로 던지면서 성장하고 있다. 개막 전부터 대형 신인의 등장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소형준은 시즌 초반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보내는 첫 시즌인만큼 무조건 생각대로만 풀리지는 않았다. 6월초부터 7월 중순까지 6경기 연속 승리 없이 4패만 떠안을 정도로 힘든 시기도 보냈다. 2군에서 2주 정도 재조정 시간을 보낸 소형준은 다행히 중심을 잃지는 않았다.

휴식기를 가진 이후 조금씩 투구 내용이 매끄러워졌다. 7월 11일 엔트리 복귀 이후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1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서는 6⅔이닝 3안타 5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한 호투를 펼쳐 승리를 챙겼다. 지난 6월 3일 두산전 4승을 책인 이후 약 2개월만의 승리였다.

3일 수원 구장에서 만난 소형준은 "확실히 쉬고 나오면 몸에 힘도 있고, 공을 더 가볍게 던지다보니까 원하는대로 잘 들어가는 것 같다. 투구수가 적었지만(80구) 실제 완봉 생각은 없었다"며 웃었다.

힘든 시기는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스스로 조급하지 않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주변의 격려도 소형준을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는 "마운드에서 생각하는 게 좀 달라졌다. 자체 청백전이나 캠프때는 그냥 막연히 내 공만 던져도 좋은 결과가 나왔었는데, 지금은 다른팀 타자들과 점수를 주고 받다보니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고민하는 상황이 생긴다. 위기 상황에서 최소한의 데미지로 막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던지게 됐다"고 했다.

가장 까다롭게 생각되는 타자는 두산 베어스의 좌타자 오재일이다. 올 시즌 두사람의 상대 전적은 6타석 4타수 2안타 2볼넷이다. 2루타를 1개 허용했다. 소형준은 "오재일 선배님은 유인구를 던져도 마치 알고있었던 것처럼 아무 반응을 안하신다. 자기 존에 들어오는 공만 스윙해서 뭘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까지 상대해 본 타자들 중에 가장 위압감이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전반기 5승5패 평균자책점 5.29. 하지만 남은 후반기 목표는 구체적인 숫자가 아닌, 아프지 않고 천천히 가는 것이다. 소형준은 "마음을 비우고 하나하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한다. 지금까지 64⅔이닝을 던졌는데, 아픈데 없이 지금까지 왔다. 남은 시즌에도 120이닝까지 아프지 않고 던지다보면 괜찮지 않을까. 목표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