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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내년까지 후유증 생길 수 있다' 휴식없는 시즌, 마운드가 수상하다

[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휴식기 없는 시즌. 과연 일부 사령탑들의 걱정대로 마운드에 대한 후유증은 얼마나 클까.

지난 주말 창원 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3연전은 1,3위 상위권 팀들끼리의 맞대결이었다. 단독 선두 체제를 더욱 굳게 지키고싶은 NC와 2위 탈환과 그 이상을 바라보는 3위 두산의 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두팀의 현 시점 마운드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3일간 2번의 연장 포함 초접전을 펼친 NC와 두산은 모든 경기가 후반부에 판가름 나는, 뒷문 싸움을 했다. 매 경기 양팀 합계 10명 이상의 불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3연전 마지막날인 2일에도 연장 12회까지 간 두팀은 두산이 4명, NC가 8명의 불펜진을 기용할 정도로 출혈이 컸다. 상위권팀들이 맞붙은 경기였지만 각팀의 마무리 함덕주, 원종현이 무너지면서 필승조가 함께 흔들릴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싸움이었다.

양팀 감독은 이튿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NC 이동욱 감독은 "우리팀 마무리 원종현 뿐만 아니라 각팀 마무리들이 다 쉽지 않다는 부분이 있다"고 했고, 두산 김태형 감독도 "요즘 각팀 불펜들이 버티지를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상위권팀 감독들에게도 불펜에 대한 걱정은 끊이지를 않는다. 늘 이맘 때쯤이면 투수들의 체력 관리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은 맞지만, 올 시즌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더욱 예측 불가 상황을 만들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3월말 개막 후 7월 중 올스타 휴식기 그리고 올림픽 휴식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개막이 5월초로 밀린 이후 많은 일정이 바뀌었다. 정규 시즌 경기 일정은 더욱 빽빽해졌다. 휴식기는 커녕 월요일에도 대기하거나, 일정상 여유가 부족해 우천 취소를 빨리 결정할 수가 없어 하염없이 대기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더욱 길어졌다. 한화 이글스가 2주 연속 월요일 경기를 준비해야 해서 열흘 넘게 '온전한' 휴식일을 갖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다. 우천 취소가 된다고 해서 그날이 완전한 휴식일인 것은 아니다. 오전부터 경기를 준비하는데 드는 시간은 똑같기 때문이다. 특히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단 일주일의 휴식일지라도 올스타 휴식기가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시즌 중반 짧은 휴식기를 통해 선발 로테이션을 재정비하고, 지친 불펜 투수들에게도 완전한 휴식을 줄 수 있는 기간이지만 올 시즌은 '쉼표' 없이 끝까지 가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그러다보니 외국인 투수들과 국내 투수들의 실력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현재 투수 개인 타이틀 부문 성적을 보면, 구창모(NC)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주요 기록 상위권을 싹쓸이 하고 있다. 기본적인 자질과 재능에서 조금 더 우위에 있는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 구속과 변화구 제구에서 밀리는 국내 투수들의 성적이 예년보다도 더 떨어진다는 이유다.

몇몇 사령탑들은 올 시즌의 투수 후유증이 내년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수 출신 키움 손 혁 감독은 "영향은 무조건 있을 것 같다. 올해가 아니라면 내년이 투수쪽에서 가장 많은 후유증을 받는 시즌이 될 것이다. 내년에도 시즌 개막이 늦춰진다면 상관 없겠지만 정상적으로 개막한다면 투수들이 많이 힘들 수 있다. 부상이 없다면 구위라도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