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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킥오프 3시간 전부터 대기, 6개월만에 열린 전주성 '비가 와도 직관!'

[전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비가 와도 직관이죠."

1일,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대결을 앞둔 전주월드컵경기장. 며칠째 이어진 기나긴 장마.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킥오프 시각이 다가올수록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다. 하지만 차가운 빗줄기도 팬들의 '직관'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지난 2월 요코하마와의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전주성. 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K리그가 드디어 손님맞이에 돌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전국 6개 구장에서 열리는 정규리그부터 유관중으로 전환, 팬과 함께한다. 지난 5월 막을 올린 K리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물론 이번 유관중 전환도 '완전체'는 아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경기장의 10%만 받는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띄어 앉기는 물론, 음식물 섭취도 안 된다. 입장도 까다롭다. 발열체크, QR코드 인증 등 해야할 것이 많다. 하지만 팬들은 "직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오후 3시30분부터 대기했다는 이일범 씨(39)는 "요코하마전 이후로 처음 경기장에 온다.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 천만 다행이다. 더 많은 분과 함께 하고 싶다. 언젠가는 '오오렐레'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은 임우주 군(14)은 "오랜만에 경기장에 왔다. 비가 와서 아쉽기는 한데 경기를 볼 수 있어서 좋다. 입장 단계는 복잡하지만 이렇게라도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읍에서 왔다는 장은지 씨(27)는 "비가 와도 직관이다. BTS 콘서트 티케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은 코로나19 걱정 때문에 많은 분과 함께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옆에 있던 홍영란 씨(28)는 "설레서 잠을 못 잤다. 아침에 비가 왔지만 직관에 고민은 없었다"며 기뻐했다.

한편, 전주월드컵경기장은 4300명의 팬을 받는다. 하지만 계속된 장마 탓에 선예매는 3400명 수준. 허병길 대표는 "정말 오랜만에 팬과 함께 경기를 치른다. 코로나19, 장마 등으로 변수가 많았지만 팬과 함께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다. 팬들의 안전을 위해 기존보다 많은 운영 요원을 투입했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들의 멋진 경기"라고 전했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